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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조금만으로 자국 반도체 산업 키우는 데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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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조금만으로 자국 반도체 산업 키우는 데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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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반도체 업계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 지급만으로는 자국 산업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미 반도체법에 근거한 보조금 지급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경쟁국의 빠른 성장, 보조금 액수 한계, 높은 반도체 제조 비용 등에 따라 이같이 전망했다.


2022년 제정된 미 반도체법은 자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으로 총 390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금으로 총 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약 73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조금은 주로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 계획을 발표한 인텔, 삼성전자, TSMC, 마이크론 등 대기업에 할당됐다.


보스턴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미 정부 반도체 프로그램으로 2032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은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글로벌 점유율은 2020년 12%에서 2032년 약 14%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는 반도체 생산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라 경쟁국도 투자를 강화한 데 따른 영향이다. 한국, 대만, 일본, 중국, 유럽 국가들도 자국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WSJ는 미 반도체 보조금을 지원받은 업계가 공장 건설 계획을 완전히 이행할지도 불분명하다고 WSJ는 짚었다. 반도체 기업의 신규 공장 건설 비용이 높아서다. 일례로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은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업계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에 25억달러를 투자한 후 경영진에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신규 제조 비용 지출을 늦출 것을 요청했다. TI는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 혜택이 예상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심지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누락된 기업들도 있다. 미 반도체 제조기업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2022년 인디애나주에 18억달러 규모의 연구·생산시설 건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최근 돌연 이를 취소했다. 업계에선 정부 보조금 대상에서 누락된 영향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 40억달러를 들여 건립할 예정이었던 연구센터를 여러 지역으로 분산해 짓거나 미국 밖에서 지을 수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반도체 공장 제조 비용이 워낙 큰 탓에 보조금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단일 첨단 반도체 제조 공장을 지으려면 200억(약 28조원) 이상의 거액이 들어서다. 또 현재 건설을 계획 중이더라도 이들 공장은 2020년대 후반까지는 가동이 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추가 보조금이 없다면 반도체 제조 장비 구매를 위한 세금 감면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도체법에는 이미 장비 구매에 25% 세금 공제 혜택이 포함돼 있지만 2026년이면 만료된다. 반도체 업계는 이를 연장하기 위한 로비 활동을 준비 중이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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