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없이는 저출생 해결 한계"… 사각지대 중소기업 집중 지원
출산축하금 등 포인트 부여, 결혼·임신·출산 직원 많을수록 혜택
적립된 포인트에 따라 대체인력 지원·계약시 가점·세무조사 유예
서울시가 출산·양육 친화 제도를 시행하는 중소기업에 세무조사 유예와 대체인력 파견 등 파격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출산·양육 장려를 위한 제도를 실행하는 기업에 포인트를 부여하고 해당 기업은 누적된 포인트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다.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실효성 높은 양육친화 제도 실행 여부가 핵심이다.
3일 서울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같은 지원책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출산·양육과 일·생활 균형을 위한 중소기업의 어떤 시도라도 인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유나 결재 없는 연차 사용, 격주 주 4일제, 재택근무 장려와 같이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지표는 기존 양육친화 제도 외에 실제 일·생활 균형에 필요한 제도의 실행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출산·양육 친화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양육친화 제도 활용 및 남성 양육 참여율 제고를 위한 '제도 실행'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미래세대 지원' 등 3개 영역, 14개 지표가 골자다.
예컨대 임신·출산·양육 직원을 지원하는 제도의 경우 사안에 따라 건당 100~1000 포인트를, 유연근무제나 반반차의 경우 건당 50~1000 포인트를 받는 방식이다. 혜택을 받는 직원이 많을수록, 등급이 높아질수록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도 늘어난다. 참여 의지만으로도 포인트를 받을 수 있도록 진입장벽도 대폭 낮출 계획이다. 사업 신청을 안내하기 위한 '워라밸 포인트제 컨설팅'에 참여만 해도 포인트를 받을 수 있으며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을 최대한 낮게 설정하기로 했다.
누적된 포인트는 인센티브에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이 납득할 만한 보상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데 중점을 둔 인센티브 14개를 마련했다. 서울시 세무조사 유예 외에도 육아휴직자 대체인력 인턴십 지원, 육아휴직자를 대직하는 직원을 위한 '동료응원수당', 서울형 출산 휴가 급여 보전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 및 행정지원도 포함됐다. 금융지원으로는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통한 '이자차액 지원 자격 부여 및 보증한도 우대'를 할 예정이다. 가점·우대 지원으로는 ▲'하이서울기업' 인증 가점 ▲'중소기업 유연근무 인프라 지원 사업' 가점 ▲'일반용역 적격심사' 가점(최대 2점) 등을 제공한다.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과정에서는 기업 의견수렴을 통해 실행이 어려운 지표일수록 포인트를 높게 책정하고 산업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업종별로 지표 가중치를 달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서울시는 '포인트제'라는 새로운 지원방식 특성상 기업에서 제도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점을 고려해서 찾아가는 컨설팅을 운영할 예정이다. 컨설팅 과정에서 양육친화 및 일·생활 균형 제도에 대한 안내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서울시 중소기업 워라밸 포인트제'에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기업 관련 기관·단체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다수 청년들이 종사하는 중소기업의 일·생활 균형과 출산·육아친화환경 실현이 저출생 극복의 핵심"이라며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누구나 일·생활이 균형을 이루는 직장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센티브를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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