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앤디-이터닉스 발전사업 정리
인적분할 후 전문성 강화
계열사별 사업 리벨런싱
SK디스커버리의 재생에너지 계열사 SK이터닉스가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그룹 내 13개 발전사를 모두 흡수한다. SK의 사업 리밸런싱 작업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정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설립된 SK이터닉스는 부동산 개발사인 SK디앤디에서 다음달까지 진도태양광발전, 의성풍력발전, 대구태양광발전 등 13개 발전사의 지분을 모두 581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SK디앤디가 운영 중인 연료전지 발전소 청주에코파크(20MW)와 음성에코파크(20MW), 금양에코파크(20MW)를 포함해, 공사 중인 칠곡에코파크(20MW)와 약목에코파크(9MW), 충주에코파크(40MW), 대소원에코파크(40MW) 등도 포함돼 있다.
SK이터닉스는 청주에코파크와 음성에코파크의 수익증권인 전문투자형 사모 특별 자산투자 신탁도 401억원에 취득, 각각 지분 48.6%와 49.1%를 확보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특수목적법인(SPC) 주주 및 대주단으로부터 (사업 취득)동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분 양수에 따라 SK이터닉스는 친환경 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을 마무리하게 된다. SK이터닉스는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 계열사인 SK디앤디에서 인적 분할된 이후 재생에너지 사업 영역에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SK이터닉스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전력공급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생산하는 미국 블룸에너지의 고효율 연료전지 국내 공급권을 보유하고 있다. 또 2022년부터 영국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사 글렌몬트파트너스와 합작법인 글렌몬트디앤디솔라홀딩스를 설립해, 80MW 약 1600억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자원을 매입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계열사 간 조정으로 사업 전문성과 효율성을 키우는 사례가 최 의장이 꾸준히 추진해온 방식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SK디스커버리의 주력 사업이던 섬유 사업을 접고 바이오·헬스케어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한 최 의장이 이러한 성공 공식을 SK그룹에도 전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계열사 간 중복되는 특정 사업에 대한 강제적 통폐합보다는 미세 조정을 통한 전문성 강화를 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경영 성과 중심의 ‘따로 똑같이’ 전략과도 맞물린다. 계열사별로 경영 효율화를 통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이 다발적으로 이뤄지면서 그룹 전반에 걸친 사업재편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내달 경영전략회의로 이름을 바꾼 확대경영회의에서 사업 재편 방향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를 가질 계획이다. 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매각 작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시장에선 매각 대상으로 배터리 분리막 생산회사 SK IET와 캐시카우로 성장한 SK엔무브, SK인천석유화학 등이 꼽혀왔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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