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양배추 산지 문제로 수급불균형
가격 폭등하며 양배추 필수 메뉴 타격
양배추 많이 들어간 메뉴 없애거나 양 줄이기도
일본에서 양배추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양배추가 들어간 대표 메뉴를 없앤 식당의 사연이 화제다.
일본 홋코쿠(북국)신문은 29일 ‘호이코로정식 쉽니다’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양배추가격 급등에 괴로워하는 이시카와현의 한 음식점에 이런 벽보가 붙였다. 5월들어 현내 양배추 거래가격은 전년대비 2.5배 올라 도소매업소에서 구입하는 가격이 1000엔(한화 8700원)을 넘어섰다. 양배추는 일본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채소여서 전기료 인상 등에 허덕이는 가계에도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양배추가격이 급등한 것은 주요 산지에서 비가 많이 오면서 생산은 줄고 폐기가 늘어 공급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이시카와현 가자자와시의 한 음식점의 경우가 그렇다. 이 곳은 직장인 사이에서 호이코로정식(980엔)과 채소볶음정식(950엔) 등이 인기였는데 이 메뉴를 없앴다. 호이코로정식은 회과육(回鍋肉)으로 불리는 중국 쓰촨요리의 일본식 버전으로 돼지고기에 양배추 등 채소를 넣고 미소(된장)양념과 볶은 음식이다. 양배추가 들어가는 메뉴는 이 외에도 있지만 다 없앨 수는 없어서 부득이하게 일부 메뉴만 없애기로 한 것이다.
이 점포는 일본식 볶음면인 야키소바와 샐러드에 사용하는 양배추의 양을 줄이거나 양상추, 콩나물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인근에서 라멘집을 운영하는 한 업소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법은 비밀이지만 매일 방법을 고민해 양배추 수급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고객에게 가격부담을 전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한 지역 도매상은 "양배추를 1000엔 이상으로 판다고 해도 아무도 사지 않는다"고 했다. 한 소비자는 "그래도 하나는 있어야 사둔다"면서도 "양배추가 이렇게 비싼 적은 처음이다. 가격이 빨리 안정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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