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F-22 ‘랩터’… 7개월만에 방한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로 꼽히는 미 공군의 F-22 ‘랩터’가 16일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F-22가 한반도에서 우리 공군 전투기와 모의 공중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공군에 따르면 미 공군의 F-22 2대와 한국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충청지역 상공에서 근접 공중전투 기동훈련을 했다. 훈련은 양국 전투기가 공격과 방어 역할을 번갈아 맡으며 대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국 전투기들은 맨눈으로 상대 기체를 식별할 수 있는 정도의 근접거리에서 훈련하며 최신 전술을 공유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국방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를 통해 제19 및 제199원정 전투비행단소속 미 공군 F-22 여러 대가 지난 13일 한국 군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한 미 7공군에 따르면 4대의 F-22가 지난 13일 전북 군산 소재 주한 미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이번에 한반도에 전개된 F-22는 미 태평양공군 하와이 진주만-히캄 기지에 소속된 기체다. F-22가 공개적으로 한국에 온 것은 지난해 10월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23’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연합훈련 참여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2월 서해 상공에서 F-35B와 F-16CM, 우리 공군의 F-35A 등 전투기와 함께 편대비행한 후 1년 3개월 만이다.
F-22는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적의 방공망을 뚫고 깊숙이 침투해 정밀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F-22는 스텔스, 기동성 등 모든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F-22의 최고속도는 마하2.5(시속 3060㎞)를 넘고, 항속거리는 3219㎞, 작전반경은 2177㎞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할 경우 2시간 안에 북한을 타격할 수 있다. 한미가 방공망이 낙후한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무기인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연합훈련을 진행하며 강력한 대북 억제능력을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별개로 공군은 17일부터 24일까지 청주 제17전투비행단에서 2024 전반기 ‘소링 이글’(Soaring Eagle) 훈련을 실시한다. 공중전투사령부 주관으로 열리는 훈련에는 F-35A, F-15K 등 60여대의 항공전력이 참여하며 적의 전투기와 무인기 침투, 순항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하는 방어제공훈련, 도발 징후를 파악한 뒤 적의 이동식 발사대(TEL) 등 도발 원점을 사전에 파괴하는 항공차단훈련 등이 시행된다.
이번 훈련에는 공군작전사령부 우주작전대대도 처음 참가한다. 이들은 적 전자기 간섭을 감시하고 적 전파 교란 장치의 위치를 공유하며 아군의 임무 완수를 지원한다. ‘소링 이글’은 2008년부터 한국 공군 단독으로 연 1∼2회 실시돼 왔다. 남북대화 분위기를 고려해 2018년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2022년부터는 다시 훈련 사실이 공개되고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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