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15개월 아기, 이웃 맹견에 물려
"맹견 키우는 이들에게 경각심 줘야"
이탈리아에서 생후 15개월 된 남아가 엄마 품에 안겨있던 중 맹견 핏불테리어 2마리에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은 이날 오전 8시께 이탈리아 남부 살레르노 인근 캄폴론고 마을에서 개 물림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캄폴론고가 속한 에볼리 시장인 마리오 콘테는 "오늘 아침 엄마 품에 안긴 아기를 개가 공격했다"며 "아기 삼촌이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지역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준 비극"이라며 "이런 종류의 맹견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고는 이층집 마당에서 순식간에 발생했다. 아기의 어머니와 삼촌이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핏불테리어 2마리가 갑자기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미 아기는 숨진 뒤였다. 아기 어머니 또한 팔과 손목 등을 물렸고,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일으킨 핏불테리어는 이층집에 거주하는 다른 가족 소유로, 이 가족은 피해 어머니와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이 개들이 왜 묶여 있지 않았는지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아기를 문 핏불테리어는 살레르노의 동물보호소로 보내졌으며 이곳에서 안락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핏불테리어는 영국의 불독과 테리어를 교배한 견종으로 대표적인 투견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고 목표물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한 성격이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개 1위'로 꼽힐 정도인 만큼 꾸준한 훈련이 필요로 하는 견종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2월에는 39세 남성이 로마 외곽의 만치아나 숲에서 조깅하던 중 로트와일러 3마리에게 물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소비자 보호 단체인 코다콘스는 개 물림 사고가 매년 7만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국내에서도 매년 개 물림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반려견 수는 2022년 기준 450만 가구 544만 마리에 이르며, 개 물림 사고는 해마다 2000건을 훌쩍 넘기고 있다. 개 물림 사고로 인한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맹견사육허가제 및 기질평가제를 도입하는 등의 반려견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농식품부가 마련한 반려견 안전관리 강화 전략 중 대표적인 부분이 맹견사육허가제 및 기질평가제다. 맹견을 사육하려는 사람은 일정 요건을 갖추고, 기질평가를 거쳐 시·도지사에게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맹견에는 도사견,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이 해당하며 기질평가 결과 맹견으로 지정된 종도 포함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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