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유세 도중 한 시민에게 큰절 받아
손사래치며 만류하다 결국 시민에게 맞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갑자기 나타난 시민의 큰절에 손사래를 치다 결국 맞절했다. 4일 오전 이 대표는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부산시당 국회의원 후보자들과 함께 사전투표 독려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를 앞두고 갑자기 이 대표와 부산 지역 국회의원 후보자 앞에 한 시민이 나타나 큰절을 했다.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부산 지역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손사래를 치며 하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시민은 멈추지 않았다. 시민이 큰절을 올리자 이 대표도 곧 맞절했다.
시민의 큰절을 받은 후 이 대표는 모여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앞으로 큰절하지 마세요. 주인이 종에게 큰절하면 버릇이 나빠집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과 국회의원 후보자들을 종으로 지칭한 것이다. 또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플라톤의 '국가론'을 인용하며 "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며 4·10 총선에서 민주당에 한 표를 호소했다.
이어 이 대표는 "포기나 방관은 중립이 아니다. 주권을 포기하면 결국 그만큼 누군가가 권력을 획득한다"며 "4월 10일은 정치인 간 승부를 겨루는 게 아니라 국민을 거역한,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정치 세력에 국민이 대항해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진정한 민주공화국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민의 행동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읍소, 큰절 전략을 쓰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한 반론 행위로 추측된다. 당시 한 위원장은 충북 제천과 강원 원주 유세에서 "누가 저한테 '옛날에 국민의힘 계열(정당)이 계속했던 것처럼 선거 막판에 큰절하자'고 했다"며 "범죄자와 싸우는 데 왜 큰절하느냐. 서서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창원 성산구에서 열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서는 유세를 마친 뒤 김지수 창원의창 후보, 송순호 마산회원 후보와 함께 시장 바닥에서 큰절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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