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출마할 제3 후보를 물색해온 중도 정치단체 '노레이블스'가 입후보 포기를 선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중도·진보 표심 분산 우려를 덜었다는 평가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낸시 제이컵슨 노레이블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노레이블스는 백악관에 입성할 가능성이 유력한 사람일 경우에만 후보로 내겠다고 늘 말해왔다"면서 "그런 인물이 등장하지 않았기에 이쯤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 이후에도 미국의 상식적인 다수의 가치와 이익을 대변하고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레이블스는 독자 대선 후보를 내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후보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7000만달러의 예산을 확보한 노레이블스는 이후 애리조나, 알래스카, 콜로라도, 오레곤, 유타 등지에서 투표 자격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30여명의 민주당 및 공화당 인사에 접근했음에도 인지도 있는 후보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공화당의 경우 대선 경선에서 사퇴한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 민주당에선 조 맨친 상원의원 등이 출마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레이블스의 이번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에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도 성향의 노레이블스가 후보를 내면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중도·진보 표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경계해온 민주당 인사들도 안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지난해 말 "노레이블스 때문에 우리의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노레이블스가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빠지더라도 제3 후보가 등장할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진보 철학자 코넬 웨스트, 녹색당의 질 스타인 등이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 출신의 케네디 후보는 최근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가상 다자 대결에선 케네디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보다 더 많이 잠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민주당 인사는 최근 민주당 전국위원회에서 케네디 주니어를 두고 '스포일러', '음모론자'와 같은 공격적 언사를 내뱉는 등 경계에 나서기도 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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