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역사상 최대 규모 현금털이 사건 발생
아직 용의자에 관한 실마리 잡지 못 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영화 '오션스 일레븐'을 연상케 하는 절도사건이 일어났다. 4일(현지시간) LA타임스와 KABC 방송 등 외신은 부활절인 지난달 31일 LA 북쪽 샌퍼넌도 밸리 지역에 있는 보안업체 '가다월드'의 현금 보관시설에서 3000만 달러(약 404억원)의 현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3000만달러는 100달러 지폐를 기준으로 하면 무게가 300㎏, 20달러 지폐로는 1500㎏에 달한다. 모두 1달러 지폐라면 30t(3만㎏)에 이른다.
![미국서 역대급 '400억 현금털이'…최소 300㎏ 돈다발 어떻게 가져갔나](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4040510025830483_1712278979.jpg)
KABC가 헬리콥터로 촬영한 영상에는 이 건물의 한쪽 측면 벽의 일부가 합판으로 가려진 모습이 찍혔다. 이 업체 직원들은 다음 날인 월요일 아침 출근해 금고를 열 때까지 아무도 돈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현지 언론은 건물 파손이 현금 털이 사건과 관련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사건 당일 범행은 매우 은밀하게 이뤄져 시설의 침입 알림 경보가 전혀 울리지 않았으며 침입 흔적도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설을 관리하는 가다월드는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ATM 서비스와 현금 운송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보안회사다. 가다월드의 직원은 NBC에 "우리 보안시스템은 매우 안전하다"며 "경보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는지 항상 확인하는데, 이 시스템을 뚫고 그 많은 돈을 빼돌릴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충격적"이라고 했다.
LA 경찰국(PD) 관계자는 이 시설이 절도를 당했으며, 범행을 벌인 일당이 건물 지붕(옥상)을 뚫고 침입해 내부 금고에서 돈을 빼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이 사건의 범행 수법이 매우 정교한 것으로 미뤄, 보안시설에 은밀하게 침입하는 방법을 잘 아는 숙련된 일당이 벌인 짓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아직 용의자에 관한 실마리는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연방수사국(FBI)은 LAPD와 함께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LA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LA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현금 털이 사건이라고 전했다. 이전까지 LA에서 발생한 가장 큰 금액의 현금 털이 는 1997년 9월 12일 한 보안시설에서 1890만달러(약 255억원)가 탈취된 사건이다. 이 사건의 범인은 결국 붙잡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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