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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장애인·비장애인의 협력과 소통…'여기 닿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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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미술관, 지역문화재단과 협력기획전
광주·부산·서울문화재단 장애예술창작센터 작가와 협업

미술관의 접근성과 사회적 역할 확대가 미술계의 화두가 된 가운데, 장애인과 비장애인 예술가의 협업으로 기획된 전시가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된다.


[갤러리 산책]장애인·비장애인의 협력과 소통…'여기 닿은 노래' 김채린 '끌어안는 조각' [사진제공 = 아르코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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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은 올해 첫 전시 '여기 닿은 노래'를 5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작품을 통해 장애인 창작자들과의 교류 가능성을 어떻게 모색할지를 고민하는 자리로, '다름'이 아닌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서 미술관의 역할을 시도한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4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부터 장애인 예술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지난해 11월 무장애 국제예술 라운드 테이블의 연장선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며 "'여기 닿은 노래'라는 타이틀을 염두에 두시고 작품 설명을 들으면 와 닿는 게 많으실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부산, 서울문화재단이 협력한 전시는 예술가 및 단체 13명(팀)의 신작 40여점을 선보인다. 이들 단체가 운영하는 장애예술창작센터 출신 작가인 김은설, 김선환, 라움콘, 신수항, 신현채, 유다영, 전동민 등 7명이 전시에 참여한다.


미술관이 위치한 대학로 혜화역과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자주 접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전시는 시작한다.


[갤러리 산책]장애인·비장애인의 협력과 소통…'여기 닿은 노래' 라움콘 '과정의 과정' [사진제공 = 아르코미술관]

이에 최근 자주 언급되는 장애예술,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등 장애와 비장애를 이분하는 단어 사용 및 작품 설명을 지양한다. 아울러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넘어 개개인의 삶의 속도 및 시간의 다양성을 어떻게 인지하고 인정할 것인지를 작품을 통해 말한다.


전시의 다층적인 맥락을 만들기 위해 장애인 작가뿐 아니라, 그래픽 디자이너, 안무가 등 비장애인 작가들도 함께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작가들은 다양한 몸을 가진 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전시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또한, 공감각과 접촉을 통해 소통을 유도하는 조각, 설치 등을 포함해 기관의 접근성 매뉴얼을 분석하고 장애인 창작자들과 함께 추는 춤 등 장애인 주체들과 어떻게 교류의 가능성을 모색할지 등을 고민하는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자연 풍경과 훈민정음 등을 동판에 새긴 김선환 작가의 '무등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바래지는 동판의 특성과 그 물질성을 통해 작가의 손길이 닿았던 순간과 과정을 상상하게 한다. 이기언, 송지은 작가로 구성된 '라움콘'은 '과정의 과정'이라는 작품을 통해 작품을 제작하기까지의 돌봄과 협력의 과정을 아카이브 형식으로 담아냈다.


아울러 재활 이후 방대한 양을 창작하는 큐레이터의 드로잉과 텍스트를 통해 우리가 사는 환경이 얼마나 비장애인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업의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는 송지은 작가의 영상과 메모는 협력과 연대, 돌봄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상기하게 해 이번 전시 취지를 잘 설명한다.

[갤러리 산책]장애인·비장애인의 협력과 소통…'여기 닿은 노래' '여기 닿은 노래' 전시 전경 [사진제공 = 아르코미술관]

이미지를 읽는 방식을 실험하는 유다영 작가의 '미궁으로 빠지는 일'은 단편소설의 형식으로 쓴 글과 사진을 병치해 마치 이미지와 글을 긴밀히 연결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김채린 작가의 '끌어안는 조각'은 관객의 기억과 경험을 투과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구성됐다. 각각의 개인이 가진 지식이나 신체의 모습과는 무관하게, 작품들은 관객이 지각하고 상상하는 방식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미정 학예연구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이분하거나 다른 몸에 대한 온정주의적 태도를 지양하려 했다"며 "또 개개인의 서로 다른 삶의 속도와 시간을 인지하고 포용의 의미를 재고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임근혜 관장은 "지역재단들과 협력해 다양한 지역의 작가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미술관이 지향하는 협업과 포용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전시"라고 말했다.



아르코미술관은 전시를 위해 직원 및 안내 요원을 대상으로 접근성 워크숍을 진행하고 시설 안내문을 추가 배치했다. 전시 영상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자막 해설을 작성했다. 발달장애허브 사부작, 제로셋프로젝트, 꿈꾸는베프 등 장애인들과 유의미한 협력을 이어온 단체들과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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