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소시에테제네랄(SG) 사태의 최초 제보자인 김모씨(43)를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가조작 세력 총책 라덕연씨의 초기 동업자이자, 조직 내에서 '2인자'로 불렸던 인물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주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전날 열린 SG 사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가 검찰 주신문 과정에서 직접 밝혔다. 최근 검찰에서 피의자 신문을 받은 적 있느냐는 검사의 질의에 김씨는 "일주일 전에 받았다"고 답했다. 라씨가 받는 주가조작 등 혐의에 대해 김씨도 가담했는지 묻자 "네 인정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4월 불거진 SG 사태를 금융당국에 최초로 제보한 인물이다. 총책 라씨와는 2019년 지인 소개로 만나 동업을 시작했다. 두 사람이 본격적인 투자자문업을 하기 위해 2020년 3월경 설립한 '알앤케이(R&K)홀딩스'는 라씨와 김씨의 이니셜을 따 만든 것이다. 지분도 5대 5로 나눠 가졌다.
라씨의 핵심 동업자이자 조직 2인자 지위를 누렸던 김씨는 알앤케이홀딩스 운영 문제를 놓고 라씨와 다투면서 관계가 틀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씨 측은 애초에 김씨가 본인의 학력·이력 등을 속인 데다, 김씨가 100억원의 돈을 요구하면서 '돈을 안 주면 (금융당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 제보에 금전적 배경이 있었다는 취지다. 실제 라씨는 서울남부지검에 '김씨가 48억원을 편취했다'며 김씨를 고소한 상태다.
김씨가 이번 SG 사태의 핵심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기소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복수의 관계자는 '금융당국 최초 제보자로서 검찰 조사에 협조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가 이뤄지면서 김씨의 기소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까지 SG 사태로 기소된 피고인은 라씨를 포함해 총 56명이다. 검찰은 지난달 라씨 조직에 약 30억원을 투자한 가수 임창정씨(51)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관련 수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향후 기소 인원은 늘어날 전망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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