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대전협과 140분 단독 면담
"아무리 가르쳐도 못 이해" 의협선 불만
박단 위원장도 "의료의 미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4일 단독 면담을 진행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에선 불쾌감을 드러냈다.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 당선인은 4일 오후 8시47분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면담이 끝난 뒤에 올라온 글이다. 해당 게시글 댓글에는 임 당선인이 윤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번 면담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140분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독대했으며, 임 당선인 등 의협의 자리는 배석되지 않았다. 비공개 회동이었던 만큼,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면담 직후 대통령실은 "박 위원장이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을 자세히 설명했고, 대통령은 이를 경청했다"며 짧은 설명문을 냈다. 반면 박 위원장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짧은 한 줄 평을 내놨다. 자세한 언급은 없었으나, 면담 진행 과정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계 일각에선 면담 자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대전성모병원을 사직한 인턴 류옥하다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에 명분을 준 것 같아 유감"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는 앞서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서도 "젊은 의사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비대위와 11인의 독단적인 밀실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해 비대위 측은 면담을 앞두고 회원들에게 보낸 자료에서 "지난 2월 20일 작성한 성명문 요구안을 재차 강조해보기로 했다"며 "이 요구안에서 벗어난 협의는 전공의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게 비대위 입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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