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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전 세계가 TSMC 안부 물었다…공급망 다각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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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강진에 TSMC 피해 규모 촉각
반도체 생태계 대만으로 집중된 탓
타격 크면 반도체 대란 불가피
반도체 공급망 다각화 한목소리
국내 업체 수주 기회 전망도

“대만이 글로벌 반도체 생산 허브로서 준비가 돼 있는지를 가늠할 시험대에 올랐다.”(월스트리트저널)

“대만 지진은 지진이 발생하기 쉽고 지정학적 위험이 집중되는 대만에 중요한 반도체 제조를 집중시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극명하게 일깨워준다.”(CNN방송)


[Why&Next]전 세계가 TSMC 안부 물었다…공급망 다각화 목소리 지진에 심하게 기울어진 대만 화롄 지역의 한 건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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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대만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하자 전 세계의 이목이 대만 TSMC의 피해 여부에 집중됐다. 대만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생산 설비가 밀집해 있는 탓에 지진 발생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차질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TSMC는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공장 설비의 70% 이상을 복구하면서 일주일가량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1999년 지진 때와는 달리 빠르게 안정을 찾는 듯했다. 하지만 TSMC의 생산 라인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TSMC가 지진의 영향을 여전히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번 강진을 계기로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또다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생산 거점 다변화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에 수주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운드리 천국’ 대만, 전 세계 생산 절반 차지
[Why&Next]전 세계가 TSMC 안부 물었다…공급망 다각화 목소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TSMC는 4일 “전체 공장 설비의 복구도가 80%에 도달했으며 모든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석판 인쇄)를 포함해 주요 제조 장비에는 피해가 없다”며 “또 모든 TSMC 직원의 안전에는 이상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생산 라인은 지진으로 인한 영향이 커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만 강진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마비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제기된 건 21세기 반도체 산업 부문이 크게 설계와 생산으로 분업화된 탓이다. 이런 구조를 만든 게 바로 TSMC다. 전통 반도체 산업에서는 모든 업체가 설계, 생산, 테스트를 수행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1987년 TSMC가 ‘반도체를 대신 만들어준다’라는 목표로 설립되면서 이 틀은 깨졌다. 전통 업체는 급변하는 첨단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시시각각 반도체 공장 및 설비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지 않아도 TSMC로부터 적기에 반도체를 납품받을 수 있게 돼 환호했다.


반도체 생산 설비 없이 설계만 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가 TSMC의 사업 모델 성공으로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TSMC의 최대 고객사 애플, 엔비디아가 대표적이다. 애플은 2013년부터 TSMC에 차세대 아이폰 등 모바일기기 핵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을 의뢰하며 인연을 맺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경쟁 시대에 필수적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전 부문 생산을 TSMC에 맡기고 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은 61.2%로 직전 분기(57.9%) 대비 뛰었다. 2위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2.4%에서 11.3%로 축소됐다. 대만은 TSMC를 필두로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 파워칩 등이 몰리며 ‘파운드리 천국’으로 불린다. 대만이 지난해 전 세계 파운드리 생산 점유율의 46%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지정학적 리스크 존재…전쟁 발생 시 세계경제 손실 10조달러
[Why&Next]전 세계가 TSMC 안부 물었다…공급망 다각화 목소리

문제는 대만 일변도의 글로벌 파운드리 생산 생태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CNN은 “지진에 취약한 지역에 반도체 제조 시설이 몰려 있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이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촉발한 대만 위주의 공급망 생태계의 지정학적 불안이 또 한 번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대만은 미·중 간 반도체 전쟁의 접전지이기도 하다. 올해 대만 선거에서 친미 성향의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총통이 승리한 만큼 대만이 대(對)중국 제재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의 무력 침공설도 나돌고 있다. 이 경우 글로벌 반도체 사슬에 미치는 악영향은 전례 없을 거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대만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손실을 약 10조달러로 추산했다. 블룸버그는 “잠재적인 군사적 발화점으로 간주되는 섬(대만)에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을 집중시키는 데 대한 위험성이 짙어지고 있다”고 했다.

“공급망 다각화 필수적”…삼성전자 등 韓 반도체 수혜 가능성도

주요 외신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대만으로 편중된 공급망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TSMC는 올해 AI 반도체 생산에 핵심이 될 신규 반도체 설비 공장 10곳을 자국에 짓겠다는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독일 싱크탱크 스티프퉁 노이에 베란트워퉁(SNV)의 얀-피터 클라인한스 이사는 “반도체 산업에서 대만은 잠재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단일 지점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독일에서 진행되고 있는 TSMC 생산시설 확장 프로젝트의 속도는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CNN은 “새로운 생산 시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기업·정부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갖춘 대규모 인력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데이비드 베이더 뉴저지 공과대학 교수는 “대만이 아닌 곳에 TSMC와 같은 주요 팹이 들어설 때까지 향후 몇 년간 세계는 중요한 시기에 있다”고 했다.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3㎚(1㎚=10억분의 1m) 등 첨단 파운드리 공정은 현재까지 TSMC를 제외하고 삼성전자만 가능하다. 시장에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차선책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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