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올 2월 네 번째 임기 시작…햇수로 7년
K푸드 확대, 엔터부문 확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2주간 3개 나라 출장을 다녀왔다. 중국과 캄보디아는 경총 회장 자격으로, 3월 마지막 주엔 CJ그룹 업무로 일본을 짧게 다녀왔다. 귀국 후 곧바로 고교(경기고) 선배인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조문을 다녀왔고 그날 저녁엔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포함해 지도부와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도 같이 했다고 한다. 인터뷰는 그 다음날인 지난 2일 진행됐다. 올해 만 84세의 적잖은 나이를 감안하면 강행군을 한 셈이다.
특히 사용자 대표단체로 국내외 주요 인사 면담이 잦고 현안이 산적해 있다. 다른 경제단체와 달리 상대와 목소리를 높여가며 협상해 결단을 내려야 할 때도 많다. 과거 회장 인선 때마다 구인난을 호소하는 것도 노동계를 직접 상대하는 경총 회장 자리가 녹록지 않다는 걸 누구나 잘 알고 있어서다. 정신은 물론 육체적으로 고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하루 일과를 묻자 "바쁘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건강관리 비결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손 회장은 "평소에도 걷기, 특히 빠른 속도로 걷는 게 좋다고 해서 많이 걸으려 한다"고 답했다. 손 회장은 2018년 경총 회장직을 맡은 후 임기 2년씩을 세 차례 보내고 올해 2월 네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올해로 햇수로만 7년째다.
손 회장은 인터뷰 내내 정부가 당초 기치로 내걸었던 노동개혁에 대해 아쉽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 부분도 있었다. 무작정 정부를 비판하는 자세는 아니었다. 정부가 엄정대처 기조를 명확히 하면서 불법파업이 줄어들거나, 과거 수년간 증가 추세였던 근로손실일수가 줄어든 점을 들었다. 손 회장은 "법질서 준수가 중요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근로손실일수가 줄어드는 등 일선 현장이 좋아진 점은 다행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본업인 CJ그룹 업무에 대해서도 포부를 밝혔다. 특히 K팝·K무비 등 K컬처로 불리는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세계 곳곳에서 인정받고 널리 소비되는 과정에서 CJ그룹에 대한 주목도는 상당히 높아졌다. 과거 소비재 중심 내수기업으로 인식됐으나 수출기업으로 각광받는 배경이다. 미국에서 비비고 만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자 웃으며 "잘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어려운 시대인데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 사업 기회를 찾아 확장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K-푸드를 보다 확대해서 해외 곳곳에 공급하고 엔터테인먼트 부분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교 선배인 조석래 명예회장에 대해선 "다재다능하시고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됐던 분"이라고 고인을 기리면서 "애석하다"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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