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전화에 한달음에 달려온 어르신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충남에서 서울까지 딸을 위해 달려온 한 어르신의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1일 유튜브 채널 '서울경찰'에는 '딸을 위해 서울까지 달려온 어르신의 사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에는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를 급하게 찾아온 어르신 A씨의 모습이 담겼다.
A씨는 "딸을 만나야 하는데 정확한 주소를 모르겠다"며 경찰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놀란 A씨를 진정시키기 위해 물 한잔을 건넨 뒤 그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 A씨는 "보증을 잘못 서서 당장 2700만원이 필요하다고 딸에게 전화를 전화가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울먹이는 딸의 전화를 받자마자 현금 500만원을 챙겨 충남 당진에서 서울까지 한달음에 달려온 것이다.
A씨 휴대전화에는 악성 앱이 설치돼 있어 딸과의 전화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경찰관들은 A씨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후 A씨 딸을 찾아 나섰다. 잠시 후, 소식을 들은 A씨 딸이 지구대를 방문했다. 그는 A씨를 보자마자 양팔로 끌어안았다.
경찰은 A씨에게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안내했다. 다행히 A씨는 500만원을 챙겨 딸과 함께 지구대를 무사히 떠났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급증했으며, 1인당 피해액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유형은 대출 빙자형(35.2%), 가족·지인 사칭형 메신저 피싱(33.7%), 정부·기관 사칭형(31.1%) 순이었다.
피해자 연령은 60대 이상(704억원·36.4%)과 50대(560억원·29.0%)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20대 이하와 30대는 피해액 증가 폭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은 139억원, 135억원을 기록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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