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시크릿모드' 소송 합의…이용자 기록 수십억건 삭제

구글이 웹브라우저 크롬의 '시크릿 모드(인코그니토·incognito)'를 둘러싼 개인정보 침해 소송에서 수십억건의 이용자 데이터를 삭제하기로 합의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1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이러한 세부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이번 합의로 구글은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일었던 기존 수십억건의 이용자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은 물론, 시크릿모드에서 데이터가 수집된다는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 또한 해당 설정에서 이용자에게 제3자 쿠키를 비활성화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해야 한다.

앞서 미국 내 일부 구글 이용자는 시크릿모드에서 검색 내역, 방문 사이트 등 자신들의 웹 활동이 추적됐다며 2020년 구글을 상대로 5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2월 합의에 이르렀다. 시크릿모드는 사생활 보호 등을 위해 사용자가 스스로 설정하는 크롬 브라우저 기능이다.

다만 이번 합의에서 손해배상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개별적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이미 50건이 캘리포니아 주법원에 제출돼있다고 WSJ는 확인했다.

이들을 대리해 소송을 제기한 데이비드 보이스 변호사는 "이번 합의는 (시장)지배적인 기술기업에 정직성, 책임감을 요구하는 역사적 조치"라며 부적절하게 수집된 데이터를 전례 없는 범위와 규모로 삭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구글 대변인은 소송이 합의에 이르렀음을 환영하면서 해당 데이터가 개인과 연계되지 않았고 어떤 형태로도 개인화돼 사용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구글 알파벳의 주가는 전장 대비 3% 이상 상승 마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