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가격 변동에 집중하기보다
경제지표 들여다보는 것이 유효
총선을 앞둔 우리나라뿐 아니라 올해는 많은 나라에서 중요한 선거를 치른다. 경제학이 정치경제학에서 비롯된 것을 보더라도 정치와 경제는 매우 밀접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연 선거는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일단 선거의 결과로 누가 어떠한 정책을 펼치게 되는지가 결정되는데, 선거 전에는 결과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은 불확실성 탓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신규 투자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고 투자와 관련한 결정을 선거 뒤로 미루는 경향을 보인다. 1980년부터 2005년까지 48개국의 248개 선거의 결과를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선거가 있는 해의 기업 투자가 평균적으로 4.8% 감소했다. 또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의 선거일수록 기업 투자 감소량이 더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산업인 의약, 보건, 국방, 통신 등의 산업군에 속한 기업일수록 위축된 투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경제의 위축은 당연히 금융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물경제와 마찬가지로 선거 이전 기간에는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져 급격한 자산 가격의 움직임 또는 전반적인 변동성의 증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투자심리의 불안정성 또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기도 한다.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은 선거 이후에 해소되게 마련이다. 미국 중간선거 (미 대통령 선거 사이에 행해지는 전체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의 3분의 1을 선발하는 선거) 주변 시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선거 이후에 주식 가격상승, 뮤추얼 펀드로의 자본 유입, 기업들의 투자 증가 등 현상이 나타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모두 불확실성의 해소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투자자로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보면 선거철의 불확실성이나 그에 따른 자산 가격 변동에 집중하기보다 전반적인 경제 추세 및 인플레이션 추세와 같은 경제지표들을 들여다보는 것이 여전히 유효하고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미국의 연구를 보면 어느 당이 백악관 또는 의회를 장악하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고, 선거 이후에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때문에 선거 이후에 투자해 불확실성을 회피하는 것도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선거 후 약 1주일 동안은 변동성이 여전히 크게 작동하기 때문에 선거 전후의 짧은 시기에는 분산투자를 하거나 위험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 회피형 투자자에게는 바람직해 보인다.
물론 최근의 주식시장은 정치적인 불확실성이라는 부정적인 이슈에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일부 기업들의 성과와 시장의 긍정적인 심리가 상승장을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누가 당선되느냐는 크게 상관없다는 심리 또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철 단기 투자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급격한 가격 변동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특정 정치인이나 이슈와 관련된 테마주가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주식이나 펀드는 큰 가격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존재함으로써 투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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