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ELS 손실 예상되지만 증권사 영향 제한적
ELB 발행 증가로 ELS 급감 효과 상쇄
한국은행이 홍콩H지수 하락과 관련한 주가연계증권(ELS)이 증권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28일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과거보다 홍콩H지수의 하락 속도가 완만했던 점, S&P500과 유로스톡스50 등 타 주가지수가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간 ELS 발행자금의 자산운용이나 파생상품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이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홍콩H지수는 중국 경기 부진으로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2월 말에는 직전 고점이었던 2021년 2월 17일보다 53.6% 하락했다. 홍콩H지수와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 상품이 올해부터 만기가 도래하면서 투자자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한은은 증권사의 유동성 상황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2020년 7월,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이 시행돼 증권사의 현금성 자산과 외화유동성이 확충됐기 때문이다. 장내 파생상품 증거금과 예치금 마련을 위한 유동성 수요도 과거보다 긴 기간에 걸쳐 분산됐다.
ELS 투자자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당분간 ELS 발행은 부진할 거라고 예측했다. ELS 발행 의존도가 높은 일부 증권사들은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초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따라 이자수익이 정해지는 주가 연계 파생결합사채(ELB)의 발행이 늘면서 ELS 발행 급감의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LS 운용채권 규모가 축소되겠지만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크지 않고 회사채, 여전채, 은행채 등 운용채권이 다양하게 분산돼 있어서다.
한은 관계자는 "H지수 기반의 ELS 발행 위축에도 증권사의 수익성과 유동성 상황은 여전히 양호한 모습"이라며 "다만 최근 닛케이225, S&P500 등 주요 주가지수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향후 급격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경우 이들 지수를 기초로 발행한 ELS에도 증권사의 손실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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