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민 11명 올 연말까지 활동
유튜브 직접 기획하고 출연
‘끼’ 많은 용산구민 11명이 서울 용산구청 인터넷방송국 스튜디오에 모였다. 나이도 직업도 다양한 이들은 다름 아닌 ‘구.민.배.우.’.
용산구는 지난 한 달간의 선발 과정을 거쳐 용산구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활약하며, 구청의 행정과 소식을 알릴 배우를 뽑았다. 구민들이 직접 구정을 알린다는 게 의미 있고, 구민들에게 재능을 펼칠 기회를 준다는 취지도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데다 자치구에서는 드문 시도이기에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용산구민 11명은 지난 7일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 서류심사와 대본 연기, 카메라 테스트 등을 거쳤다. 구청 인터넷방송국에서 일하는 프로듀서와 작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단은 연기, 대사, 표정, 활동 각오 등을 꼼꼼하고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최종 경쟁률은 10대 1.
최향숙 용산구청 홍보담당관은 “당초 10명만 뽑으려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쟁쟁한 지원자가 많아 더 뽑았다”며 “구민배우들은 유튜브 콘텐츠 출연뿐 아니라 기획에도 참여하며 주도적으로 활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오후 용산구청 지하 3층 인터넷방송국에서 진행한 구민배우 오리엔테이션 현장. 이곳에서 만난 고교생 김승우(18)군은 첫인사에서 한석규 배우의 성대모사로 스튜디오 분위기를 띄웠다.
최고령 합격자인 박종문(64)씨는 “용산구에 사는 내가 나가서 용산구의 콘텐츠에 출연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고 생각해서 지원했다”며 “관련 업계에서 쌓은 경험이 용산구를 잘 알리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패션광고업계에서 40년째 광고디자이너로 일하는 박씨는 몇 년 전부터는 시니어 모델과 연극, 독립영화에도 출연하며 배우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1980년대 초 코카콜라, 삼성전자 등의 광고모델 활동을 하기도 했다.
연출가에 배우로 전향한 최홍경(46)씨, 주부이자 프리랜서 진행자로 활동하는 이유진(52)씨, 대학생 김정은(25)씨 등 직업과 경험이 다양하지만 ‘끼’와 ‘열정’은 하나같았다. 이유진씨는 “새로운 일에 도전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면서 “다들 어렵고 힘든 시기인 만큼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기역(ㄱ)자 하나만 보태면 여러분은 국민배우”라며 “각자의 꿈을 이루고, 구민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중간 소통자로도 활약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기 구민배우는 올해 연말까지 활동한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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