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00조 투자 발표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미래 설계 위해 공격투자
LG그룹이 향후 5년간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주주총회를 통해 깜짝 공개했다. 구광모 회장이 내세운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중심의 미래 설계에 속도를 내기 위해 과감한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이라는 해석이다.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고객가치의 관점에서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LG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대규모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LG AI 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인 엑사원(EXAONE)과 AI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다. 초거대 AI는 LG그룹 계열사 문제 해결에 나서며, 이종 산업 분야와의 협업 또한 늘려 AI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에선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를 진행한다. LG화학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기로 했다. M&A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
바이오소재,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도 육성한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비중을 대폭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지속가능 과학기업으로의 대전환에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재생 에너지 관련 사내독립기업을 출범하고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사업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외에도 배터리, 자동차 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성장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 계획을 세울 전망이다.
이날 LG의 투자 계획 발표는 2022년 발표했던 5년간 국내 106조원 투자 계획의 후속 버전이다. 당시 LG는 106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R&D와 최첨단 고부가 생산시설 확충,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이 중 48조원을 R&D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구 회장은 2018년 8월 취임 이후 10∼20년 이후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미래 포트폴리오 관리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구 회장의 미래 먹거리 확보 노력은 하나둘씩 가시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LG가 노벨상 수상자만 20명을 배출한 세계적 유전체 연구기관인 미국 잭슨랩과 손잡고 LG의 AI 기술과 잭슨랩의 유전체 연구 노하우를 결합해 난치병인 알츠하이머, 암 등의 치료법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은 구 회장 작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은 이날 LG 주주총회 대독 메시지를 통해 "미래 사업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정관 변경 승인,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건의 의안이 상정돼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LG는 보통주 1주당 3100원, 우선주 1주당 3150원을 현금배당 하기로 했고, 정관 변경 승인으로 배당 기준일(사업년도말) 이후 배당액이 확정되던 것과 달리 앞으로 배당액을 먼저 확정한 뒤 배당 기준일을 설정하게 됐다. 또 구 회장은 사내이사에, 이수영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에 재선임됐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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