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돕자고 감성팔이 후 농산물 비싸게 판매
시골 생활 등 모두 각본에 의한 연출로 드러나
중국에서 '가난한 산골 처녀'를 내세운 감성팔이로 저질 농산물 등을 판매해 폭리를 취한 왕훙(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이 결국 감옥살이하게 됐다. 그는 1인 미디어 업체에 소속된 연예인이었으며 시골 생활이 모두 각본에 의한 연출이었다.
21일 봉면신문 등 현지 매체는 쓰촨성 량산자치주 공안국이 200만∼3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왕훙인 량산멍양을 비롯해 왕훙 11명과 이들이 소속된 1인 미디어 업체 관계자 등 모두 54명을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가짜 영상을 제작,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린 뒤 어려운 농촌을 돕자고 감성에 호소하며 농산물을 비싸게 판매해 1000만 위안(약 18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특히, 량산멍양은 빈곤 지역인 량산의 산골 마을에서 힘겹게 농사일하면서도 밝고 낙천적으로 생활하는 영상을 SNS에 잇따라 올려 큰 관심을 끌었다.
사건의 시작은 산골 처녀로 인기를 끌던 량산멍양에게서 시작했다. 량산멍양은 2018년부터 SNS에 산골 마을에서 사는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을 올렸다. 빈곤 지역인 량산의 산골 마을에서 부모 없이 힘겹게 농사일하면서도 밝고 낙천적으로 생활하는 량산멍양의 영상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순박하고 예쁜 외모로 남성 팬은 물론, 여성 팬도 많았다.
팔로워가 200만명을 넘기 시작하자 량산멍양은 온라인 방송을 통해 "시골에서 만난 남편과 직접 농사지은 것"이라며 농산물을 판매했다. 이들은 농산물을 판매해 7개월 만에 70만 위안(약 1억 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그의 팔로워는 386만여명까지 늘어났고 량산멍양은 중국의 유명 스타가 됐다.
그러나 량산멍양이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다니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누리꾼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공안 당국이 수사에 나서 이들이 1인 미디어 업체에 소속된 연예인들로, 잘 짜인 각본에 따라 연출한 영상을 촬영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또 소속사는 각지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농산물을 현지 특산물로 속여 비싸게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안 당국은 이들이 운영하던 회사 14곳을 폐쇄하고 팔다 남은 20t(톤)의 가짜 꿀 등을 압수했으며, 500만 위안(약 9억원)의 자금을 동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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