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잘 모르면 협력이 될까? 통상적으로 말하는 사무적 관계만 형성될 것이다. 재택근무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던 3년간의 팬데믹 기간은 사무적 관계의 연속이었다. 회의실에서 화이트보드에 무언가를 쓰고 격론을 하면서 아이디어에 아이디어를 얹어가며 부가가치를 높이던 것이 아주 먼 과거처럼 느껴졌다. 코로나 기간 후 몇 년에 흐른 지금, 그 기간에 우리 회사도 약 35~40% 정도의 직원들이 나가고 들어왔다. 더 사무적인 관계가 되면 됐지, 친밀도 높은 직원 관계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무적 관계인 직원들 간의 협업과 서로 "그분 잘 알아, 대화 많이 해봤어"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인 직원들 간의 협업을 비교하면, 생산성은 어느 쪽이 높을까? 측정 안 해봐도 생산성은 후자가 월등할 것이다. 왜? 사무적 관계라면 자기가 가진 정보나 아이디어를 선뜻 나누기 어렵고, 친근한 관계인 라포(rapport)가 형성되는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왜 잘나가는 회사에서 코로나 기간이 끝나기가 무섭게 재택근무를 멈췄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IBM을 비롯한 거의 모든 회사가 다시 사무실 출근을 시작했다. 대퇴사, 조용한 퇴사 운운하면서도 그런 조치를 내린 이유가 뭘까? 야후 전 최고경영자 머리사 메이어는 "최고의 의사결정이나 혁신은 때로는 회사 복도나 식당에서 나올 수도 있다. 이것이 우리가 모두 사무실에 나와서 일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10명이 총 10개의 결과물만 만들 수 있다면, 출퇴근도 힘든데 뭐 하러 회사에 나오는가? 시너지를 내 100개, 1,000개를 만들기 위함이다. 시너지는 사무적 관계가 아닌, 친밀한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과거에는 그 통로가 술이나 담배였다면, 요즈음은 다르다. 회사 내 친구를 어떻게 만들고 있을까? 술, 담배, 커피 등으로 시작이 될 수는 있지만,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그 저변에 깔려 있는 '일정한 수다의 양'이다.
-백진기, <사람을 움직이는 1%의 차이>, 미래의창, 1만8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