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이 지난해 1조5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2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외국은행 국내지점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33개 외은지점은 전년 대비 884억원(6%) 증가한 1조55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본점 부실화 영향에 따른 영업 축소로 일시적 거액 손실이 발생한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이자이익은 1조2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8억원(18.7%) 감소했다. 자금 운용수익 대비 해외 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이자이익이 줄었다. 외은지점은 주로 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원화 국공채·대출 등으로 운용하는데 지난해 국내금리에 비해 해외 조달금리가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비이자이익은 1조8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10억원(41.7%)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환율·금리 변동성 축소 등에 따른 외환·파생관련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 하락으로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전년도 손실에서 이익으로 전환되면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이익이 1조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456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국공채 등 채권매매·평가이익이 발생했다.
외환·파생 관련 이익은 1조1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6506억원(61.8%) 감소했다. 환율·금리 변동성 축소, 거래 규모 감소로 파생 부문 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외은지점의 총자산은 404조4000억원이며, 총자산 대비 이익률(ROA)은 0.38%를 기록했다.
충당금전입액은 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억원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0.16%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은 외은지점의 경우 크레디트스위스를 제외하고 전년과 유사한 이익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가증권, 외환·파생 거래가 많은 영업구조상 향후 거시경제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외화자금시장에 대한 외화 공급 등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동성 관리, 충실한 자본확보 등에 만전을 기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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