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마라톤 영웅 이봉주 선수와 양천구 김정은 주임 무슨 인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3분 12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 2024 양천마라톤대회 홍보대사 위촉...언론팀 김정은 주임 초 5학년 때 쓴 일기 읽어주며 추억 되살려 화제

마라톤 영웅 이봉주 선수와 양천구 김정은 주임 무슨 인연? 이봉주 선수(왼쪽)와 김정은 주임. 김 주임이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쓴 일기장을 보여주며 이봉주 선수와 기념 사진을 찍었다.
AD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4월 27일 개최될 ‘2024년 양천마라톤 대회’ 홍보대사가 됐다.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지난달 16일 오전 구청 회의실에서 양천 마라톤대회 홍보대사 위촉식을 가졌다.


이봉주 선수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 1998 · 2002년 아시안 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 마라톤과 2007년 서울 국제마라톤 등 유수의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국민 마라토너'다.


구는 오랜 기간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해 온 이봉주 선수를 ‘2024 양천마라톤 대회’의 공식 홍보대사로 위촉, 전국 단위 대회로서 위상 제고와 더불어 시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적 영웅인 이봉주 선수에 대해 초등학교 학생이었던 김정은 주임이 1996년 12월 1일 후쿠오카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한 이 선수에 대한 일기를 쓴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끈다.


김 주임은 양천마라톤대회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당시 쓴 일기를 읽어주어 이 선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미초등학교 5학년이던 김정은 학생은 일기에는 “오후 1시쯤이었다. 심심하던 차에 TV를 보려고 채널을 켜보았다. 그런데 마라톤 경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 중에 우리나라 선수인 이봉주 선수가 열심히 뛰고 있었다. 너무 자랑스러웠다. 눈, 비가 와도 끄떡없이 달리고 또 달리는 그 인내심을 본받을 만했다. 이봉주 선수는 키 168cm, 56kg 몸무게를 가지고 있었으며 지구력과 성실함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금메달을 딴 이봉주 선수에게 청와대에 계시는 대통령께서 축전을 보내셨다. 이봉주 선수가 정말 부러웠다. 나도 이젠 이봉주 선수처럼 꾸준한 노력과 성실한 마음으로 모든 일을 해 좋은 성과를 거두어야겠다”고 적었다.


김 주임은 “12살 소녀가 자라 28년이 흐른 지금 동경의 대상인 이봉주 선수를 일기장이 아닌 현실에서 조우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신기하고 기가 막힌 운명이다. 양천마라톤대회 홍보대사가 된 이봉주 선수가 구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일기장을 들도 달려갔다. 28년 전 일기장이 평범한 관계를 운명 같은 ‘특별한 인연’으로 만들어주었다”며 “이봉수 선수 앞에서 내가 직접 쓴 일기를 낭독하게 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김 주임은 “내가 잘 뛰는 것은 타고났다기보다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봉주 선수의 진심은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꾸준한 노력과 성실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겠노라 다짐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봉수 선수는 “달리기 잘할 것 같은데 마라톤 신청을 했냐”고 묻자 김 주임은 “가족 모두 참여하겠다”고 답했고, 집에 와 아이들(딸과 아들)에게 엄마의 무용담을 들려주니 아이들이 환호했다고 전했다.


김 주임은 마라톤과 일기장은 삶의 발자취를 남긴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라톤은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내딛는 도전의 기록이며, 일기는 슬픈 일, 기쁜 일 매일 추억을 기억한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마라톤은 조금 느리게 가도 포기하지 않으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고, 일기는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더 크게 성장하도록 이끈다고 말했다.

마라톤 영웅 이봉주 선수와 양천구 김정은 주임 무슨 인연?


다음은 김정은 주임이 이봉주 선수를 만나고 쓴 느낌을 적은 글


-----------------------------------------------------------

不惑(불혹)의 길목에서 인생 마라톤과 일기장


서랍 속 낡은 일기장에서 국민 영웅을 만났다. 그리고 28년이 흐른 지금 12살 소녀는 40살 두 아이의 엄마가 돼 동경의 대상을 현실에서 마주하게 됐다. 그 특별한 주인공은 바로 42.195km 풀코스 완주 31회, 세계를 달린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와 그 경기를 지켜본 어릴 적 나다.


일기를 들여다보니 그날의 기억이 어렴풋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1996년 12월 1일 후쿠오카에서 열린 국제마라톤 대회로 갔다. 이봉주 선수는 눈·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끄떡없이 달리고 또 달려 별들의 별 중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이봉주 선수가 보여준 열정과 노력은 우리 모두를 한마음으로 뛰게 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내가 잘 뛰는 것은 타고났다기보다는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봉주 선수의 진심은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꾸준한 노력과 성실한 마음으로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겠노라 다짐하게 했다. 이봉주 선수를 통해 이미 나는 그때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내가 이봉주 선수를 일기장이 아닌 현실에서 다시 조우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신기하고 기가 막힌 운명이다. 양천마라톤 대회 홍보대사가 된 이봉주 선수가 구청에 방문한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일기장을 들고 달려갔다. 30년 전 일기장이 평범한 관계를 운명 같은 ‘특별한 인연’으로 만들어준 셈이다. 이봉주 선수 앞에서 내가 직접 쓴 일기를 낭독하다니 감개무량하다.


달리기 잘 할 것 같은데 마라톤 신청했냐는 말씀에 가족 모두 참여하겠다고 용감무쌍하게 대답했다. 집에 와서 아이들에게 엄마의 무용담(?)을 들려주니 아이들은 환호성이다. 이봉주 선수를 아냐는 물음에 큰아이는 이미 티브이에서 해 우리와 이봉주 선수를 봤다고 아는 체했고 둘째는 번개맨과 이봉주 선수 중 누가 더 빠른지 되묻는다. 퇴근하고 온 남편에게도 자초지종을 말하니 환한 웃음으로 화답한다. 지난봄에는 남편이 한국에 없었는데 오는 꽃피는 4월에는 가족 완전체로 안양천변을 힘껏 달릴 수 있어 감사하다. 평소에는 잔소리폭탄 엄마지만 이날만큼은 서로에게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볼 생각이다.


마라톤과 일기장…. 동떨어진 것 같지만 공통점을 발견했다. 아마도 내가 그렇게(?) 믿고 싶어 우겨보지만, 구색을 갖춰보니 제법 그럴듯해 보인다.


마라톤과 일기는 삶의 발자취를 남긴다. 마라톤은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내딛는 도전의 기록이며 일기는 슬픈 일, 기쁜 일 매일 추억을 기억한다. 어떤 스포츠 종목이든 기록이 중요하겠지만 마라톤은 선수 간 경쟁을 뛰어넘고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불굴의 정신으로 도전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완주의 울림과 감동은 더욱 특별하다. 얼마 전 '나 혼자 산다'에서 끈을 잡고 달리는 시각장애인 할아버지를 보고 다시 일어난 기안84의 마라톤을 통해 많은 이들이 찐 감동한 사연만 봐도 그렇다.


마라톤 영웅 이봉주 선수와 양천구 김정은 주임 무슨 인연? 김정은 주임이 당시 쓴 일기 사본. 일기 쓴 날짜가 12월 1일인데 11월 31일로 잘못 쓴 것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모두 인생의 주체자로 우뚝 설 수 있게 해준다. 마라톤은 조금 느리게 가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고 일기는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더 크게 성장하도록 이끈다.


매해 한 살씩 먹는 나이라 별 감흥이 없었는데 올해 불혹을 맞이하니 무언가 달라져야 한다는 경각심이 생긴다. 구청 홍보과에서 수많은 보도자료를 쓰며 보람과 자부심을 느껴왔건만...정작 중요한 나의 인생기록에는 소홀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부터 내 삶의 역사를 남겨줄 일기를 다시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훗날 언젠가 빛바랜 일기장에서 선물 같은 하루가 또다시 펼쳐지기를 꿈꿔본다. 그리고 4월 27일 양천마라톤에 생애 처음 출전하는 우리 아이들의 일기장에도 엄마 아빠와 함께 달린 그 순간이 진한 기억으로 남아 힘든 시련이 올 때 작은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