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몰디브, 인도군 내쫓고 중국과 군사협정…휴양지가 분쟁지역으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8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인도군 철군 결정 한달만에 체결
인도의 '힌두민족주의' 강화에 반발
美·인도 공동훈련 수역에 中 기지

몰디브, 인도군 내쫓고 중국과 군사협정…휴양지가 분쟁지역으로 4일 몰디브와 중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양국간 국방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 [이미지출처=몰디브 국방부]
AD

세계적인 휴양지이자 인도양 항로의 최대 요충지 중 하나인 몰디브가 중국과 군사협정을 체결하면서 동남아시아 일대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몰디브에 주둔 중이던 인도군이 철군을 선언한 지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몰디브는 중국과 군사협정을 체결했다. 중국과 이미 히말라야산맥 일대서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는 바로 앞마당인 인도양에 중국 해군이 주둔하는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 인도는 물론 일본, 호주 등과 중국 견제 목적의 군사연합체인 '쿼드(Quad)'를 발족하고, 주기적으로 인도양에서 훈련을 이어온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도 큰 영향이 예상된다.

인도군 철군 발표 한 달 만에 中과 국방협정
몰디브, 인도군 내쫓고 중국과 군사협정…휴양지가 분쟁지역으로 지난 1월10일 중국을 방문한 모하메드 무이주 몰디브 대통령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이미지출처=몰디브 국방부]

4일(현지시간) 몰디브 국방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이 몰디브에 무상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의 군사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몰디브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중국 국방부 국제군사합작판공실 부국장인 장바오쿤 소장과 모하메드 가산 마우문 몰디브 국방장관이 해당 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군사협정은 지난달 8일, 인도 정부가 몰디브 정부의 요청에 따라 주둔 중인 인도군 병력 75명을 모두 철군한다고 밝힌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체결돼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몰디브는 지난해 11월 친중 정치인인 모하메드 무이주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중국과 군사적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10일, 무이주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 국가로 인도가 아닌 중국을 택하면서 양국 간 군사적 밀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져왔다. 이후 1월14일, 몰디브와 인도 간 고위급 회담에서 몰디브 정부의 철군 요청이 공식적으로 인도에 전달됐다.


중국군이 앞으로 몰디브군에 무상 군사 지원·훈련 등을 명목으로 장기주둔, 해군기지 사용 협정을 맺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중국과 히말라야 국경분쟁 중인 인도는 큰 군사적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이슬람국가인 몰디브, 인도 '힌두민족주의'에 반발
몰디브, 인도군 내쫓고 중국과 군사협정…휴양지가 분쟁지역으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친인도·친중정권이 번갈아 들어서며 외교정책 변동폭이 컸던 몰디브는 최근 인도 나렌드라 모디 정권이 '힌두민족주의'를 앞세워 자국 내 이슬람교 세력에 대한 공세를 시작하면서 인도와 멀어졌다.


인도 정부의 힌두민족주의에 몰디브가 반발하는 이유는 몰디브가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이슬람국가로 인구 대부분이 이슬람 신도이기 때문이다. 몰디브는 인구 40여만명, 1200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도서국가로 14세기 이후 이슬람교가 정착돼 현재 인구 99%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종교문제 뿐만 아니라 인도양 일대 관광객 유치 문제로 양국의 분쟁도 점차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도 현지매체인 뉴스18은 "몰디브는 국내총생산(GDP)의 20%, 전체 국민경제의 79%가 관광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인도 정부가 인근 해안지역에 관광지 개설과 홍보에 나서면서 경쟁상황에 놓였다"며 "전체 몰디브 관광객의 11% 이상이 인도인, 혹은 인도를 경유해 몰디브로 들어가는 관광객들이라 양국 간 관계 악화는 몰디브 관광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中에 오픈된 美·인도 공동훈련 수역…인도양 패권 분쟁 심화
몰디브, 인도군 내쫓고 중국과 군사협정…휴양지가 분쟁지역으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향후 몰디브가 휴양지가 아닌 미국과 중국 간 패권 분쟁의 최전선 분쟁지역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몰디브가 위치한 인도양 남부 지역은 동아시아와 유럽-중동지역을 연결하는 중요한 해상교역로이며 인도 본토를 바로 마주보고 있는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몰디브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거나, 사용권을 획득할 경우 인도양 일대에서 미국이 인도, 일본, 호주와 함께 대중국 견제 군사 협력체로 구상한 '쿼드(Quad)' 합동 군사훈련 등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있다.



인도와 미국 정부는 중국이 과거 스리랑카처럼 몰디브에 먼저 경제, 군사적 지원 이후 차관상환을 빌미로 항만시설 운영권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스리랑카 정부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으로 막대한 차관이 발생해 상환하지 못하게 되면서 군사적 요충지인 함반토타항을 99년 기한으로 운영권을 넘겨주기도 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