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 우리 기술로 3500m 두께 남극 얼음 탐사

항공 레이더 탐사로 심부빙하 확인
기후변화 연구 핵심자료 기

150만년 전의 기후 정보를 담고 있는 3500ｍ 두께의 남극 빙하 탐사가 우리 기술에 의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레이더 탐사로 확보한 빙하 단면도. 가로로 그어진 선과 같은 형상은 빙하층을 의미하며 약 3500m 부분에서 빙하가 끝나고 땅이 나타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극지연구소

5일 극지연구소는 이주한 박사 연구팀이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와 함께 개발한 심부빙하투과 레이더로 지난해 말 남극 내륙 돔 C 지역을 탐사했다고 밝혔다. 돔 C 지역은 남극에서 가장 두꺼운 빙하가 있다고 알려진 곳 중 하나다.

경비행기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개발된 빙하 레이더는 헬기를 사용했을 때보다 탐사반경이 6배 이상인 1500km까지 늘어났다. 총 탐사 거리는 2800km, 레이더로 확인한 빙하의 평균 두께는 3000ｍ에 달했다. 극지연구소는 빙하 층은 물론, 빙하 아래 남극 대륙의 구조, 빙저호의 유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각 데이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날개에 빙하투과레이더 안테나를 장착한 바슬러 항공기의 모습. 사진=극지연구소

연구팀은 2018년부터 4년간 연구 끝에 최대 4000m 깊이까지 정밀 분석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레이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데이터 분석과 보완 과정을 거쳐, 앞으로 3년간 심부 빙하 시추 후보 지역을 선별하기 위한 추가 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기후변화 연구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주한 미래기술센터장은 “남극의 빙하는 옛날 기후가 촘촘하게 기록된 지구의 사료”라고 설명했다. 두께가 3000ｍ 이상인 빙하에는 최소 150만 년 전의 대기 정보가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