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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얀상' 윤한결 "나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의 엄청난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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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후 첫 국내 무대…9일 국립심포니 지휘
"지휘자들에게 인정받는 지휘자 되고 싶어"

안톤 브루크너(1824~1896)의 교향곡, 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봄의 제전', 벨러 버르토크(1881~1945)의 '기적의 만다린(The Miraculous Mandarin)'.


2023년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윤한결(30)이 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말 좋아해서 꼭 주요 (지휘) 레퍼토리로 삼고 싶다"고 언급한 작품들이다.


윤한결이 지난해 8월 카라얀상을 받은 뒤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선다. 오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과 '풀치넬라' 모음곡, 모리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과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카라얀상' 윤한결 "나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의 엄청난 팬" 지휘자 윤한결 [사진 제공=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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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빈스키의 작품을 두 곡 연주하지만 정작 '봄의 제전'은 빠졌다. 그는 스스로 "'봄의 제전'의 엄청난 팬"이라고 했다. 다만 "봄의 제전은 오케스트라와 지휘자가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잘 될까 말까 하는 어려운 작품"이라며 이번 연주에서는 스트라빈스키의 또 다른 명곡이면서도 '봄의 제전보다 부담이 덜한 불새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2곡도 부담감이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피아니스트는 장-에프랑 바부제(62)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2곡을 협연한다. 바부제는 고국 작곡가인 라벨과 드뷔시 해석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연주자다. 윤한결은 바부제에 대해 "라벨 해석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 세 손가락에 꼽히는 피아니스트"라고 평하며 "그동안 젊은 피아니스트들과 협연했는데 바부제가 협연을 하는만큼 그 기대에 맞춰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윤한결은 카라얀상을 받은 다음 여러 국내 악단의 연주 제안이 있었지만 자신과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는 국립심포니를 택했다고 밝혔다. 2021년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주최한 제1회 국제지휘콩쿠르에서의 인연 때문이다. 당시 윤한결은 2위에 오르고 관객상을 받았다.


"젊은 음악가들, 특히 젊은 지휘자들은 무대 기회 자체를 얻는 게 힘들다. 그래서 국립심포니의 지휘 콩쿠르가 감사했다. 대회를 마치고 연주 기회가 정말 많이 생겼다. 그 연주들을 하면서 금방 실력이 늘고 경험이 쌓이는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무대 경험은 윤한결이 소속사를 찾는 계기도 됐다. 그는 콩쿠르 부상으로 받은 연주 기회가 대부분 영상화 되면서 현 소속사인 영국 굴지의 클래식 아티스트 전문매니지먼트사 아스코나스 홀트(Askonas Holt)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2022년 4월 예술의전당 교향악 축제 때 국립심포니를 지휘한 영상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윤한결은 당시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로슈카'를 지휘한 영상을 아스코나스 홀트에 보내줬더니 곧바로 계약하자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윤한결은 2022년 11월 아스코나스 홀트와 계약했다.

'카라얀상' 윤한결 "나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의 엄청난 팬" 지휘자 윤한결 [사진 제공=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

윤한결이 받은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은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의 이름을 딴 국제 대회로, 젊은 지휘자들의 등용문으로 평가받는다.


윤한결은 카라얀처럼 지휘와 작곡에 모두 능하다. 사실 지휘보다는 작곡을 더 오래 공부했다. 그는 중고등학교는 물론 뮌헨 음대에서도 작곡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과 2017년 제네바 작곡 콩쿠르에 두 번 도전했다. 2015년에는 현악 사중주로, 2017년에는 클라리넷 협주곡을 작곡해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다만 그는 "당시 20대 초반이었고 1등을 못 하니까 실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지휘에서 목표로 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 윤한결은 2018년부터 평소 재미있다고 느꼈던 지휘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카라얀상 수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지휘자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윤한결은 지휘자들에게 인정받는 지휘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좋은 지휘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여러 덕목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테크닉을 꼽았다. "지휘 테크닉으로는 최고라 생각하는 지휘자가 한 분 있다. 그 지휘자는 리허설도 짧게 하고 말도 별로 많이 안 한다. 그런데 단순한 동작만으로 오케스트라는 이 지휘자가 뭘 원하는지 이해하고, 음악의 미세한 시간과 템포, 소리를 조절한다."



그는 좋아하는 지휘자로 오스트리아 출신의 카를로스 클라이버(1930~2004)를 꼽았다. "동작 하나만으로 악단의 소리가 완전히 바뀌고, 음악의 흐름도 바뀌는 마법을 많이 보여줬다. 그런 지휘자들을 좋아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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