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간 통합에 속도를 내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오너 일가가 일제히 한미약품그룹 선대 회장인 고 임성기 회장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 시상식을 함께 찾으면서 통합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뮤지엄한미에서 열린 제3회 임성기연구자상 시상식에는 현재 한미약품그룹을 이끄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그리고 이우현 OCI그룹 회장이 시상식장을 찾았다. 송 회장은 행사 시작 시각인 오후 4시를 훨씬 앞선 2시 30분께부터 행사장에 나타났고, 임 사장도 행사 시작 전인 3시 30분께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이우현 회장도 행사가 임박한 3시 50분께에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임성기연구자상은 국내 최고 권위의 생명공학 및 의약학 부문 상으로 꼽힌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을 기리면서 그의 신약 개발 유지를 계승하기 위해 임 회장의 가족들이 설립한 임성기재단이 시상한다. 선대회장을 기리는 시상식에 통합을 앞둔 양 그룹 오너들이 함께 나타난 것이다.
이들 세 명은 지난 1월 양 그룹의 통합 발표 이후 서로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는가 하면 매주 대면 만남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세 명이 모두 한 데 모습을 드러낸 건 통합 발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통합에 반발하고 있는 고 임성기 회장의 아들들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형제는 보이지 않았다.
양 그룹은 형제 측이 제기한 법적 분쟁에 대해서도 함께 대응하면서 동맹을 다지고 있다. 형제 측은 통합 작업의 핵심 고리 중 하나인 한미사이언스의 OCI홀딩스 대상 신주발행에 대한 금지 가처분을 제기한 상태다. 형제 측은 법무법인 지평과 광장을, 한미사이언스는 법무법인 화우를 선임한 가운데 지난달 21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첫 심문이 열렸다.
심문에는 OCI홀딩스 측도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해 모습을 드러냈다. OCI 측은 이번 통합 작업의 적법성과 함께 양 그룹 간 협력을 통해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측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에 나섰다.
올해로 제3회를 맞는 임성기연구자상의 대상 수상자로는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45세 미만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젊은연구자상 수상자로는 배상수 서울대 의대 교수, 이주명 성균관대 의대 교수가 뽑혔다.
김빛내리 교수는 현재 기초과학연구원 리보핵산(RNA)연구단장을 맡아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 RNA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이론 및 이를 통한 유전자와 세포 조절 기능을 이해하는 데 큰 업적을 쌓아온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젊은연구자상 수상자인 배상수 교수는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유전자 교정 기술과 치료 분야의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DNA 절단을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유전자를 정밀하게 교정해 선천성 난치질환에 대한 근본적 치료 방법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다른 수상자인 이주명 교수는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부교수 및 성균관대 의대 부교수로 근무 중으로 심장질환에 대한 중재 시술 등 다양한 치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장이식 환자 중 최대 30%에서 발생하는 급성 거부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더 안전한 이식기술을 확립할 수 있는 선제적 치료 가능성을 진단할 수 있는 연구를 제시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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