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군 공백기로 새 성장동력 필요
美 현지화 걸그룹 캣츠아이 주목
뉴진스 등 멀티 레이블 산하 아티스트 국제무대 활동도 강화
국내 엔터업계 최초 연매출 2조를 돌파하며 업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한 하이브가 올해 시험대에 올랐다. 주력 아이돌그룹인 BTS 없는 첫해를 맞이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현지화된 아이돌 데뷔와 자사 아티스트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제2의 K팝 전성기를 이끌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최근 2년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를 출범시킨 드림아카데미를 차세대 성장모델로 보고 있다. 드림아카데미는 하이브와 유니버설 뮤직 그룹 합작사인 하이브 유니버설의 미국 현지화 걸그룹을 뽑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세계 최대 음악시장인 미국에선 데뷔 전 아티스트가 스스로 재능을 개발하고 소규모 무대를 통해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뒤에야 매니지먼트, 음반사와 계약하는 구조다. 반면 K팝은 어리지만 잠재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음악과 춤, 무대매너 등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아티스트로 성장시킨다. 드림아카데미는 K팝 시스템을 현지에 접목한 최초의 시도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4개국 출신 6명의 캣츠아이는 미국 현지에서 데뷔해 활동하는 하이브의 첫 K팝 걸그룹이다. 90일간의 오디션 과정에서 이들은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며 일찌감치 차세대 글로벌 걸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만간 이들의 성장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가 드림아카데미에 주목하는 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BTS 공백이 컸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역시 지난해부터 BTS 부재에 따른 문제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BTS의 부재가 회사 뿐만 아니라 K팝의 성장까지 둔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 의장은 "BTS의 존재 여부와 상관 없이 우리가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이브 멀티 레이블 산하 아티스트들의 국제무대 활동도 강화한다. 데뷔 3년차에 접어든 뉴진스는 올해 월드 투어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더욱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뉴진스 외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이 데뷔 이래 최초로 북미에서 스타디움 투어, 일본에서는 돔 투어를 진행하며 현지 위상을 높이고 있고 르세라핌 역시 첫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스트리밍 사업에도 힘을 준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 26일 실적발표에서 매출 분류상의 ‘앨범’ 부문 명칭을 음원 스트리밍까지 망라하는 ‘음반원’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트리밍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인데, 실제 음반 판매량과 무관하게 음원 스트리밍 실적은 지속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하이브 국내 아티스트들의 스트리밍 횟수는 총 58억회로 글로벌 스포티파이 200 차트 기준 연간 4.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아티스트들의 투어를 콘서트로 그치지 않고,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동시 스트리밍 하거나 극장에서 생중계(라이브 뷰잉)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 등 다양한 사업 형태로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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