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상무 대리 차파트너스자산운용 기자간담회
주총 앞두고 "사외이사 선임·자사주 소각" 제안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두 차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측이 이달 주주총회에 앞서 사외이사 선임과 자사주 소각을 제안하고 나섰다. 그는 주주제안 배경에 대해 "독립적인 이사회 기능을 확립하고 총수 일가의 우호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한 자사주 활용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주총을 앞두고 금호석화 조카의 난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박 전 상무가 주주제안권을 위임한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4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주주제안을 밝혔다.
차파트너스는 "현재 금호석유화학 이사회에 지분 80% 이상을 보유한 일반주주 권익을 대변할 이사는 아무도 없다"며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감사위원을 할 수 있도록 사외이사(3%룰 적용 분리선출)로 추천한다"고 했다.
이어 "이사회가 2018년 말부터 54개월간 박 회장의 불법취업 행위를 용인했다"며 "직접 수혜자인 아들 박준경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도 100% 찬성하는 등 내부통제에 실패했다"고 했다.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선 금호석화 발행주식의 18.4%의 미소각 자사주를 언급하면서 "저평가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차파트너스는 지난달 7일 주주제안을 하기 일주일 전 의결권 없는 금호석유화학 주식 약 7000주(0.03%)를 약 1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9.1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그는 2021년 박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가 주총 표 대결에서 패하고 상무 직책에서 해임됐다.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대해 금호석화는 난감한 반응을 보였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이번주 이사회를 열고 주총 안건 등을 공시할 예정"이라며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은 없다"고 했다.
이번 주총에서 양측의 표 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파트너스는 이날 간담회에서 박 전 상무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개인 최대주주 지분이라 시장에서 매각하긴 불가능하다"며 "사줄 사람도 없어서 엑시트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차파트너스가 참여한 배경에 대해선 "단기 처분 목적이 아니라 소액주주 권리 대변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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