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이번 주 의회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분간 국채 금리가 더 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월가에서는 이러한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을 ‘바이 더 딥(Buy the dip·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잇따른다. 최근 시장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연내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캐피탈 그룹, 아폴로매니지먼트 등 월가 투자기관들은 미 5·10년 만기 국채 금리의 상방을 4.5~5.0%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예상보다 견조한 미 경제지표,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당분간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현재 10년물 금리는 4.2%선으로 연초(3.84%) 대비 올랐다.
이번 주 파월 의장을 비롯한 Fed 당국자들의 매파 발언이 쏟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더한다. 파월 의장은 오는 6~7일 의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피탈 그룹은 미 경제의 성장궤도가 견고하다는 지표로 연내 기준금리 인하 카드가 테이블 위에서 사라질 경우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국채 매수 움직임도 확인된다. 통신은 "기준금리 궤적이 궁극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이들에게는 국채 투자 기회가 무르익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국채 가격 하락을 뜻한다. 5·10년물 국채 금리가 고점인 상황에 투자했을 경우 향후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핌코의 포트폴리오 관리자인 마이클 커질은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최고치에 도달했던 때에 비해 지금은 현저히 낮아졌다”며 “지금의 5·10년물 국채 금리 4.5%는 작년 5%와 같다. 매수하기 좋은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DWS의 채권 책임자인 조지 캐트람본은 “현재 국채 시장에서도 Fed의 올해 정책 전망에 더 가까워졌다”며 추가 국채 금리 상승 시 투자를 조언했다. 티 로 프라이스의 바톨리니는 “(5·10년물 채권 금리가) 4.4%를 넘으면 비중 축소 포지션에서 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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