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방산 업체 2곳 선정
편대 호위기 '윙맨' 대체
미·중 패권 경쟁이 신냉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 공군이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전투기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협동전투기(CCA)로 불리는 AI 무인 전투기 개발을 위해 올해 여름까지 방산 업체 2곳을 선정, 5년간 총 600억달러(약 8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보잉,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 제너럴 아토믹스, 안두릴 등 미 군수업체들이 후보로 나섰다.
보잉은 앞서 무인 전투기 MQ-28 '고스트 배트'를 공개하고, 호주 공군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안두릴은 개발 중인 무인 전투기 '퓨리'의 모형 이미지를, 무인기 '리퍼'(MQ-9) 개발사 제너럴 아토믹스는 AI 기반 신형 무인기 '갬빗' 시리즈의 렌더링 이미지를 각각 공개한 바 있다. 다만 록히드마틴과 노스롭그루먼은 현재까지 개발 프로그램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
무인 협동전투기의 목표는 편대의 장기(선제공격을 담당하는 선도기)를 호위하는 '윙맨'을 대체하는 것이다. 인간 조종사가 모는 편대 장기의 지휘에 따라 호위는 물론 공격 임무를 합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이른바 'AI 윙맨'인 셈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또 협동전투기가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 F-35, F-22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 등과 함께 편대를 이뤄 작전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 공군이 AI 무인전투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 중에 하나로 비용 문제가 꼽히고 있다. WSJ에 따르면 기존 군용 항공기 생산 단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미 공군은 지난 1947년 이후 가장 작고 노후한 항공기를 몰게 될 처지에 놓였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공군력 강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미국에 대한 수적 우위를 점하려 하는 점도 위기감을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공군은 현재 AI 무인전투기의 목표 생산 단가를 2000만∼3000만달러(약 260억∼40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방산업계에선 향후 1000만달러(약 130억원) 이하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생산 단가가 현실화하면 미 공군 주력인 F-35 스텔스기(대당 1억달러) 1대 가격으로 무인기 10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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