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월 산업활동동향
광공업 생산 2개월 연속 마이너스
건설기성은 12.4% 증가
새해 첫 달 산업생산이 건설업과 서비스업에 힘입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이 줄면서 지난 1월 광공업 생산은 부진했고 설비투자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4% 늘어났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0.3%, 0.4% 늘어난 데 이어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전산업 생산이 24개월 만에 3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돼 온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업이 12.4% 늘고 서비스업 생산이 0.1%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하지만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해 지난해 12월(-0.5%) 이후 2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졌다. 반도체(-8.6%)와 기계장비(-11.2%) 생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로 고용량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11월(9.8%), 12월(3.6%)에는 증가세를 보였다.
갤럭시24 판매 호조에 통신·방송 장비 생산 늘어
하지만 1월에는 D램과 시스템 반도체 등 생산이 감소하면서 생산이 크게 줄었다. 반도체 재고도 1.8% 증가했다. 이에 대해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1월과 12월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며 “지수 자체로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도 반도체는 분기 초 생산이 감소하는 경향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반도체 생산은 44.1% 늘어났다.
반면 통신·방송 장비 생산은 전월보다 46.8% 급증했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갤럭시24 판매 호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 심의관은 “휴대전화와 컴퓨터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재고는 전월보다 0.4% 늘었고, 평균가동률은 72.0%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정보통신(4.9%)과 부동산(2.6%) 호조에 힘입어 0.1% 늘었다. 다만 도소매(-1.0%)는 생산이 줄었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은 3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지난 11월(-0.9%), 12월(-0.3%), 1월(-0.2%)을 기록했다.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도 8.9% 줄었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8% 늘어났다. 지난 12월(0.6%) 이후 2개월 연속 늘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1.4%)와 승용차 등 내구재(-1.0%) 판매가 줄었지만, 화장품 등 비내구재(2.3%) 판매가 늘어 전월보다 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설비투자는 급감...항공기 투자 12.4% 줄어든 탓
설비투자는 5.6% 급감했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가 12.4% 줄고, 반도체 제조용 기계 같은 특수 산업용 기계류(-3.4%) 투자가 부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이 일평균 8130만달러를 기록했었는데 1월에는 6190만달러로 급감했다.
반면 건설기성은 건축(12.3%)과 토목(23.7%)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늘면서 전월보다 12.4%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2011년 12월(14.2%) 이후 12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0.5%), 11월(-2.4%), 12월(-2.9%) 하락세에서 큰 폭으로 상승 전환한 수치다. 공 심의관은 “아파트 공사나 공장 건축 부문의 실적이 좋았다”며 “(토목에서는) 플랜트 부문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건설기성이 대폭 개선됐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돼 온 경기 회복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달에는 일시적 요인이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과 생산이 이끌고 내수는 아직 미약한 흐름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광공업 생산은 조정됐지만 1월, 2월 수출 개선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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