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16개州서 민주·공화 대선 후보 경선
40년간 슈퍼 화요일 승자가 후보로 확정
공화당 헤일리 사퇴 가능성 주목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를 사실상 확정 짓는 '슈퍼화요일(Super Tuesday)'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5일(현지시간) 미국 내 인구 및 대선 대의원 수 1·2위인 캘리포니아·텍사스를 비롯해 앨라배마·알래스카 등 16개 주에서 예비 선거나 당원대회 등 경선이 치러진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전체 대의원 중 36%를 이번 투표 결과로 배정한다. 인원수로만 민주당은 3936명 중 1420명, 공화당은 2429명 중 874명이 확정된다.
슈퍼 화요일, 언제 등장했나
슈퍼 화요일은 1970년대에 등장한 용어다. 현재는 가장 많은 주에서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예비 선거가 치러지는 날을 의미한다. 가끔은 2월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3월 첫째 주 화요일을 뜻한다. 하지만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 용어는 캘리포니아, 뉴저지 등 주요 주가 예비 선거를 진행하는 6월 마지막 화요일을 지칭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슈퍼 화요일이라는 용어가 미국 정치권과 언론에서 주로 쓰이기 시작한 건 1976년 5월 25일 화요일에 치러진 예비 선거 때다. 당시에만 해도 대규모로 예비 선거나 코커스(당원대회)가 치러지는 시점이 현재보다는 두세달 뒤인 5~6월 경이었다. 1976년에는 공화당 예비 선거가 6개 주에서 동시에 진행됐고 현직이던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후보가 각각 공화당 경선에서 3개 주씩 차지했다고 한다.
현재 사용 중인 슈퍼 화요일이라는 용어가 자리 잡은 건 1988년 대선 후보 선출 때다. 미 남부를 중심으로 대선 경선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늘리기를 원했던 각 주 정부들이 앞다퉈 경선 일정을 앞당겼고 같은 해 3월 8일 21개 지역이 동시에 경선을 시행했다. 이후 40년간 민주·공화 양당 모두 슈퍼 화요일의 승자가 대부분 각 당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이번 슈퍼 화요일 주목할 포인트는?
이번 슈퍼 화요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UN) 대사의 마지막 승부다. 이전에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헤일리 전 대사를 20%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이번 슈퍼 화요일 예비 선거에서 승패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슈퍼 화요일 경선을 치르는 지역 대부분은 승자독식 방식을 택하고 있어 이변이 없으면 공화당 대의원 874명의 다수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24일 헤일리 전 대사가 본인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큰 격차로 패배하면서 그가 언제 후보에서 사퇴할지에 시선이 쏠린다. 그동안 사퇴 압박에 "경쟁력이 있는 한 경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내왔던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당과의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은 슈퍼 화요일 경선이 사실상 통과의례에 불과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95% 이상, 미시간에서는 8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미시간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도 결국 다른 후보를 지지하기보다는 이스라엘 전쟁과 관련한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일종의 항의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예비 선거에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날 최종 후보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AP통신은 양당 모두 최종 대선 후보로 확정되려면, 대의원 수 확보 추세를 토대로 1215명의 대의원이 필요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2일, 1968명 대의원이 필요한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각 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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