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대법원 "4일 최소 한 건 선고"
현지 언론, 트럼프 대선 출마 자격 판결 예상
미국 연방대법원이 의회 폭동을 부추긴 혐의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에 대한 판결을 이르면 4일(현지시간) 내린다. 5일 16개 지역에서 동시 경선이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 이전에 선거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결정으로 분석된다.
3일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4일 최소 한 건의 사건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방대법원이 어떤 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이 주말에 선고일을 공지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미 현지 언론은 재판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에 대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선고 내용은 오전 10시 홈페이지에서 공개된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을 놓고 판결을 내리는 것은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앞서 콜로라도주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주(州)에서 실시하는 대선 후보 경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 전복을 위해 2021년 1월 6일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을 부추겼고, 이는 수정헌법 제14조 3항 위반이라고 봤다. 이 규정은 반란 가담 시 공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에 상소했다. 사법부가 아닌 의회가 판단할 문제이며, 대통령은 제14조 3항이 규정하는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상소 근거였다.
이르면 다음날 공개될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 논란에서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기각하면 자격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전망이다. 콜로라도주와 메인주는 물론 다른 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이 박탈될 공산이 크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 대선 출마 자격 논란에 마침표를 찍으며 사법 리스크를 일부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연방대법원이 의회에 공을 넘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언론은 연방대법원의 선고 일자에 주목했다. 5일로 예정된 슈퍼 화요일 이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에 대한 판단을 내려 선거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성을 감안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에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6개 지역에서 공화당 동시 경선이 치러지며 전체 대의원 가운데 36%인 874명을 두고 공화당 내 후보들이 경합한다. 지난 2일 미주리, 미시간, 아이다호주 등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압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슈퍼 화요일에서 본선행 진출의 쐐기를 박는다는 각오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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