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69일만에 춘계대학축구연맹전 우승
전호환 총장, 감독·선수 단박에 ‘입학’ 안목
2개월짜리 신생팀이 대형 사고(?)를 쳤다. 동명대 축구부가 지난해 12월 20일 창단한 뒤 69일 만에 대학축구 정상에 올랐다.
곧 있을 신학기에 이 대학 축구학과의 새내기가 될 대학생들로 미리 구성한 팀이어서 이른바 ‘미생’의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동명대 축구부는 지난해 12월 20일 창단됐다. 포항제철고 시절 ‘황희찬의 스승’으로 유명한 이창원 감독이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창단식 때 황희찬 선수가 축하 영상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동명대는 신입생으로 구성된 신생팀이지만 실제 대학 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창원 감독이 이끌던 대구예술대학 축구부가 해체되자 전호환 동명대 총장이 ‘삼고초려’해 감독과 함께 선수들을 편입학 방식으로 영입한 뒤 팀을 새로 꾸렸다.
동명대 축구부는 지난 27일 창단한 지 2개월여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날 통영에서 열린 제60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 결승전에서 대학축구 강호 아주대를 1대0으로 제압했다.
이날 결승은 육박전에 가까운 압박의 싸움이었다. 대회 첫 경기부터 몰아친 동명대의 ‘돌풍’을 아주대는 막지 못했다. 1999년 이후 이 대회 왕좌를 노린 아주대는 4강전까지 전승을 거뒀지만 우승고지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그라운드 밖 응원에선 동명대가 이미 승세를 압도했다. 이날 전호환 총장을 비롯해 버스를 대절해 부산 캠퍼스를 떠난 300여명의 교직원과 학생들이 응원전을 펼쳤다.
이창원 감독의 동명대 축구부는 지난해 12월 20일 창단식을 갖고 처녀 출전한 이 대회에서 역전승 등 연이은 승전보를 전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4강전에선 경희대와 승부차기 끝에 6대5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앞서 홍익대와 맞붙은 8강전은 3대2 짜릿한 역전의 추억을 선물했다.
왕좌에 오른 순간 누구보다 기뻐한 인물이 구단주 격인 전호환 동명대 총장이었다. 명장 이창원 감독을 캐스팅하고 선수들을 일거에 데려와 입학시킨 그의 안목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우승 세리모니에 감독뿐만 아니라 전호환 총장도 ‘끌려’ 나왔다. 선수들의 손을 떠난 헹가래가 그에겐 ‘비행기 탄’ 높이로 느껴졌다.
이번 대학축구 우승은 도전·체험·실천 등 ‘두잉대학’ 브랜드를 전파 중인 전호환 총장에겐 대박을 결실한 꼴이다.
전 총장은 “창단 2개월여 만에 전국을 제패한 선수들과 감독에게 축하와 격려의 뜻을 전한다”며 “스포츠문화예술의 ‘두잉’ 명문대로 더 도약할 것”이라고 힘줬다.
동명대는 올해 축구학과를 신설해 이창원 감독에게 교수직을 주는 등 전폭적 지원을 하고 있다. 국제규격 축구장도 캠퍼스에 진행 중이다. 동명대는 올해 응급구조학과, K-sports태권도학과, 축구학과 등을 신설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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