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랬다. 서로가 서로에게 친절히 하라고. 왜냐하면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기에. 이유가 어찌나 인상적이던지 잊히지 않는다. 겉으로는 모두 평온해 보이지만 사실은 다들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한바탕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수고하는 상대를 연민하고 그에게 친절하다는 얘기였다. 이유가 예상치 못하게 따뜻한 바람에 좀 짠해졌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가장 친절해야 한다. 자신을 누구보다 열렬히 격려해야 하고 자신을 온 힘 다해 으스러질 듯 안아줘야 한다. 나를 할퀴는 생각에 습관처럼 사로잡혀 있진 않은지,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정성스럽게 살펴야 한다. 이는 곧 자신을 향한 사랑이다. '사랑'이란 단어를 '친절'이라는 낱말로 바꾸면 한결 쉬워진다.
자기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인생은 더욱 극단적으로 변할 것이다. 무엇이든 지나치게 확신하는 사람을 보면 나는 어딘지 모르게 아슬아슬 불안한 마음이 든다. 저 사람이 범인이라는 확신은 무고한 인간을 평생 감옥에서 고통받도록 만드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현재의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탈출할 방법은 이 상황의 잘못된 부분을 명확히 밝혀내고 이해하는 것뿐이다.
자신을 믿지만, 자기 생각은 백 퍼센트 믿지 말자고 스스로 주의시킨다. 만일 내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있다고 하자. 그 감정의 원인은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을 때, 이 생각이 완전한 정답이고 사실이라고 믿어버린다면 나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고, 반대의 편에 서서 생각할 수 있어야 감정도 긍정적으로 변할 여지가 있다.
생각과 감정은 한 몸이란 걸 종종 느낀다. 생각을 바꾸면 감정도 바뀐다. 생각이라는 의자는 내면에 하나뿐이어서 이 의자에 A라는 생각을 앉히면 B라는 생각을 동시에 앉힐 수 없다. A라는 생각 때문에 내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였다면, 그럼 A를 밀어내고 B라는 생각을 그 의자에 앉게 하면 된다. 그러면 내 감정에도 분명 변화가 따른다.
-손화신, <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 다산초당, 1만4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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