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중국인 차별"항의글 잇따르며 논란
에어버스 사과문 내고 "기내 관람 정상화"
다국적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가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에어쇼 2024'에서 일부 항공 기종에 대해 '중국인과 러시아인은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다'며 중국인의 관람을 거부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고 26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논란은 지난 24일 한 중국인 관람객이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 글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그는 에어버스의 독일 공군 수송기인 A400M 앞에는 독일 군인과 에어버스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는데, 이들이 해당 수송기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에게 국적을 확인한 뒤 "중국과 러시아 국적자는 비행기에 탈 수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어버스 직원들이 사람들을 폭력적으로 몰아내는 모습을 촬영했다고도 했다. 또 다른 중국 누리꾼도 비슷한 상황을 전하면서 에어버스와 독일군 측이 자신들을 폭력적으로 몰아냈다며 이 장면을 찍은 영상을 웨이보 등에 게시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에서는 "에어버스가 중국인들을 차별했다"며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일부 중국인들은 에어버스 항공기 주문을 취소해야 한다며 불매 운동을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4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중국 항공사들은 에어버스의 항공기 160대와 헬리콥터 50대를 구매하기로 계약했으며, 지난 2019년에는 중국 항공사들이 단일 계약 사상 최대인 300대의 항공기를 에어버스로부터 구매한 바 있다.
중국이 에어버스의 최대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 관람객을 막은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러 간 군사적 협력 가능성을 의심하며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에어버스 측은 25일 성명서를 내고 공개 사과했다. 에어버스 측은 해당 상황을 문의한 글로벌타임스에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발생한 사건을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남은 에어쇼 기간이라도 모든 방문객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 항공 산업의 장기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했다"며 "우리는 중국 항공 산업과 상생 협력을 약속하면서 중국 파트너와 지속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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