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라이프' 장면 재평가
일부 의사 집단 '특권의식' 꼬집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전공의 집단 사직서 제출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방영된 한 드라마가 시민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JTBC는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에 '라이프' 관련 영상을 게재했다. 라이프는 2018년 JTBC에서 전파를 탄 의료 드라마로, 이번에 올라온 영상은 대학병원 원장 역을 맡은 조승우가 일부 의사들의 '특권의식'을 질타하는 내용이다.
JTBC는 해당 영상 클립이 '재평가'받고 있다며 "집단 이기주의를 꼬집은 장면을 영상으로 확인해 달라"고 전하기도 했다. 영상은 3일이 지난 26일 오전 기준 조회 수 18만회를 넘었다. 영상은 지방의료 활성화를 위해 대학병원 내 일부 특수과를 지방으로 옮기려 하자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이에 따라 조승우가 반발하는 의사들과 설전을 벌이는 내용이다.
조승우는 "강원도에서 아이를 낳으면 중국보다 산모가 더 많이 죽는다는 기사가 사실이냐"고 묻자, 산부인과 과장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한다. 조승우는 "그동안 정말 아무렇지 않았냐. 서울 사람의 두 배 넘는 엄마들이 수도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죽어가고 있는데"라고 지적한다.
의사들은 "사장님이라면 지방에 가겠냐"고 반발하고, 조승우는 "수도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서울의 2배 넘는 엄마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의사라면 왜 안 가냐"며 "일반 회사였으면 지방으로 옮겨 살 집을 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쏘아붙인다. 조승우의 답변에 대해 의사들은 "우리가 일반 회사원하고 같습니까?"라고 되묻는다. 의사 집단이 공유하는 특권 의식을 은연중에 드러낸 연출이다.
영상은 드라마 내용일 뿐이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최근 정부와 의사 간 강대강 대치 정국과 겹쳐 보이는 면이 있다고 봤다.
댓글에는 "특권의식이 딱 맞는 것 같다. 주변에서 선생님, 선생님 해주니까 다른 시민들은 아래에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의사도 나름 할 말은 있겠지만 국민이 죽어 나가는데 자기들 밥그릇만 챙기는 현 상황을 보면 정치인들과 달라 보이지 않는다", "집회하는 걸 봤는데, 발언 수준 보고 그나마 남아있던 안타까운 마음이 다 사라졌다" 등 날 선 비판이 나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22일 오후 10시 기준 전국 94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중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집계했다. 전체 전공의 중 78.5% 수준이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69.4%인 7863명이다. 해당 사직서 중 아직 수리된 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정부는 의료법, 전문의 수련규정에 의거해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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