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재외공관 187개로 13위
중국이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외교 공관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호주 로위 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글로벌 외교 지수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에 274개의 외교 공관을 둬 공관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271개의 외교 공관을 운영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뒤를 이어 튀르키예는 252개, 일본은 251개, 프랑스는 249개 순으로 3~5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재외 공관수가 187개로 13위였다.
미국은 지난 2017년만 해도 전 세계에 274개의 외교 공관을 둬 중국(271개)을 앞질렀다. 하지만 미·중 무역 갈등이 본격화 된 2018년 이후로는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외교 공관 수에서 중국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중국이 2013년 시작한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본격화 한 영향도 컸다. 중국은 경제난을 겪는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빈곤국에 대규모 차관 등 원조를 제공하며 이들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제재 속에 제3세계에서 '차이나 머니'의 위력을 과시하고, 기축통화로 위안화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복안이었다. 그 결과 2021년에는 외교 공관 수가 중국 275개, 미국 267개로 격차가 8개까지 확대됐다가 지난해 3개로 줄어든 상태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을 본격화 한 아프리카, 동아시아, 중앙아시아에서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우방국인 유럽, 북미와 중미, 남아시아에서 우위를 점했다. 중동과 남미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운영 중인 외교 공관 수가 같았다.
라이언 닐럼 로위 연구소장은 "외교는 영향력의 척도로 종종 간과되지만 국정운영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었던 적은 없었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속적인 경쟁은 2024년 초강대국의 지배력에 반영된다. 지정학적 경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외교 지수는 정부가 국가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외교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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