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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재난 경보 '심각' 격상…전공의 이탈 80% 육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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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의료재난 위기경보 최고치 격상
공공의료기관 진료 확대…비대면진료 허용
정부, 전공의 80% 이상 이탈 가능성 대비

정부가 전공의 등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응해 23일 오전 8시부터 보건의료재난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모든 공공의료기관의 평일 진료 시간을 최대한 연장하고, 주말·휴일 진료도 확대한다. 중증 환자를 위한 광역응급상황실도 다음 달 초 4개 권역에 신설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관계부처, 17개 전국의 시·도와 함께 범정부 총력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정부, 의료재난 경보 '심각' 격상…전공의 이탈 80% 육박 가능성 주요 병원 전공의들의 사직 행렬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23일 서울 한 대형병원 항암치료센터 접수대에 대기시간 관련 문구가 걸려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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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의사 채용 지원…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

우선 정부는 공공의료기관 가동 수준을 최대치로 올린다. 모든 공공의료기관의 평일 진료 시간을 가능한 최대로 연장하고, 주말과 휴일 진료도 확대한다. 응급실 24시간 운영체제도 유지한다. 특히 중증·위급환자의 이송과 전원을 컨트롤하는 광역응급상황실을 다음달 초 4개 권역에 신규로 개소한다. 응급환자가 골든타임 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 총리는 의료계도 국민들이 더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병원 현장으로 돌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국민들의 기억에 상처를 남기고 의료인으로서의 숭고한 사명을 망각하는 행동일 뿐"이라며 "특히 불법 집단행동은 존경받는 의사가 되겠다는 젊은 의사들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공의 이탈 비율 80% 육박 가능성 대비

정부는 전공의 10명 중 8명이 의료 현장을 이탈하는 최악의 수까지 염두에 두고 의료공백에 대비하고 있다. 또 상급종합병원에서 55%가량 차지하는 중증·응급을 제외한 45%의 비중증 진료가 병·의원 등으로 분산될 경우, 비상진료체제로 버틸 수 있는 여력이 기존 전망했던 2~3주보다 더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도 내다봤다. 전공의를 제외한 인력으로 큰 차질 없이 비상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기댓값이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비상진료상황실장은 통화에서 "이번 전공의 집단이탈이 2020년 의료파업 당시 최고치였던 85%에도 이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공의의 근무지 이탈 비율이)2020년 때 최대치, 그 이상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의료 현장에서의 진료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복지부는 주요 94개 수련병원에서 소속 전공의 총원의 78.5% 수준인 8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소속 전공의의 약 69.4%인 7863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전날보다 6개 병원이 제외된 수치라서 전날 대비는 불가하다. 이들 병원은 자료제출 부실로 시정명령이 예정돼있다.

비상진료체계 가동…"환자 협조 시 3주 이상 버텨"

전공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된 20일 복지부는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 비율이 25%(19일 23시 기준)라고 발표했다. 2020년 때와 비교해 참여율이 낮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다음날 63.1%(20일 22시 기준)로 급증했고 이후 64.4%(21일 22시 기준), 69.4%(22일 22시 기준) 등으로 늘어 전공의 이탈이 확산하고 있다.


정 실장은 "상급종합병원을 분석해보면 55%가 중증 질환이고, 나머지 45%가량은 일반 진료"라며 "통계적으로 볼 때, 45%가 다른 종합병원 등을 이용하면 (전공의 빠진) 상급종합병원도 굉장히 제한적이지만 어느 정도 감당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당초 비상진료체제에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2~3주로 봤지만,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 의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45%에 해당하는 비중증 환자들이 협조해준다면, 3주 이상도 버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빅5 병원을 제외한 곳들은 전공의 비중이 덜해 다 빠져나간다고 해도 진료에 차질이 크진 않다. 전체 의료인으로 따지자면, 현재 20~30%가량의 인력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향후 전공의가 2000년 때처럼 80% 이상이 이탈한다고 해도, (동요하지 않고) 의료차질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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