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홈(home)'과 '하우스(house)'라는 2가지 기능을 한다. 홈이 삶의 안식처라면, 하우스는 투자 자산이다. 공간적 개념으로 홈이 고향 같은 장소의 개념이라면, 하우스는 건물의 개념이다. 우리가 살면서 홈과 하우스, 어느 하나 무시할 수 없다. 집에서 행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우스와 홈의 비중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동안 집값 상승기에 많은 사람이 하우스에 초점을 맞췄다. 자본 이득을 노리는 갭투자가 시대적 유행을 한 것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갭투자는 하우스 비중이 100%다. 이제는 홈의 비중을 좀 더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도 대도시에서 홈 100%를 추구하긴 어렵다. 홈으로의 완전 귀환은 비현실적이다. 결국 균형이다. 홈과 하우스의 비중을 50% 대 50%로 맞추는 게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대부분 지금보다 홈의 비중을 좀 더 높여야 할 것이다. 홈의 비중을 높인다면 아파트 가격이 출렁거려도 덜 불안하다. 적정 대출을 통한 공간의 알뜰 소비도 필요하다. 이렇게 한다면 하루하루 평온하게 보낼 수 있고, 집 때문에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2030세대가 겪은 아파트 재테크 수난사 역시 반복되지 않는다. '하우스 푸어'는 있어도 '홈 푸어'는 없는 법이다. 집을 사고파는 대상인 하우스로 보게 되면 하우스 푸어는 언제든지 재발한다.
이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주택의 가격보다 환경과 가치를 소비하는 삶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파트를 살까, 단독주택을 살까 혹은 재건축 아파트를 살까, 일반 아파트를 살까 그 선택의 기준은 '행복'이어야 한다. 내 가족 모두 집에서 행복을 얻는 것, 그것이 집에서 얻는 최상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진정한 가치 추구자가 되어야 한다. 집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수단이다.
가격의 노예가 되지 않고 행복해지는 방법은 집의 공간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다.
-박원갑, <부동산 심리 수업>, 메이트북스, 1만98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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