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
대통령 과잉 경호 다시 도마 위에
1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졸업생이 고함을 질러 강제 퇴장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을 복원해달라고 소리를 지른 이 졸업생은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으로 확인됐다.
이날 윤 대통령은 졸업생들에게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저와 정부가 힘껏 돕겠다.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카이스트 전산학 박사과정을 마친 졸업생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신 대변인은 "생색내지 말고 R&D(연구·개발) 예산을 복원하십시오"라고 소리쳤다. 'R&D 예산 복구하라, 부자 감세 철회하라'는 플래카드도 들었다.
경호원들은 즉각 반응했다. 사복 차림의 경호원들은 신 대변인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들어 졸업식장 밖으로 끌어냈다. 신 대변인은 이후 경찰에 인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정의당은 사태가 벌어진 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신 대변인은 R&D 예산을 복원하라는 요청 한마디를 내뱉던 와중에,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폭압적으로 끌려 나갔다"며 "대통령은 무슨 권리로 졸업식에 참석한 졸업생을 폭력적으로 졸업식장에서 쫓아내고 복귀도 못 하게 감금한 것인지 대답하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 입장문에서 "대통령경호처는 경호 구역 내에서의 경호 안전 확보 및 행사장 질서 확립을 위해 소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다"고 밝히면서 "이는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은 신 대변인이 의도적으로 경호 검색을 피해 플래카드를 숨겨 현장에 들어왔고, 경호처의 구두 경고에도 불응했다는 입장이다.
과잉 경호 지적 처음 아냐…"北 떠올라" 지적도
앞서 지난달 18일에도 윤 대통령이 참석한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대통령경호처 경호 요원들에 의해 퇴장당해 대통령실의 과잉 경호가 논란이 됐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북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노동당 정치국 회의장에서 끌려 나가는 장면이 떠올랐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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