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미만 장애아동 14명 수차례 폭행해
경기 시흥시의 한 언어치료센터에서 30대 재활사가 자신이 가르치던 장애아동 10여 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뺨을 연속으로 25차례 맞은 아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16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30대 A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해 6∼10월 자신이 근무하던 언어치료센터에서 원생 14명을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10세 미만의 아동들이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피해 아동 1명의 부모로부터 '자신의 아이가 폭행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후 센터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가 자신이 담당하던 20여 명의 아동 중 다수를 상대로 폭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 개별 강의실에서 원생과 일대일 수업을 하던 중, 피해자의 고개가 돌아갈 정도로 뺨을 때리거나 주먹으로 명치 부근을 세게 치는 등의 폭행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머리를 발로 차거나, 목을 졸라 상처를 입히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수업 시간 원생을 방치하고, 책상에 다리를 올린 채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등 수업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피해 학부모는 "영상을 보면 어떤 아이는 40분간 연속으로 뺨 25대를 맞기도 하고, 6살밖에 안 된 여자아이도 폭행 피해를 봤다"며 "말도 못 하는 아이가 수업에 들어가기 싫다고 제 팔을 껴안고 저항했을 때 진작 알아봐 주지 못한 게 너무 후회스럽다"고 울분을 토했다.
피해 아동들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10세 미만의 아동들로, 의사 표현이 서툴러 A씨의 폭행에 장기간 노출되고도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불거진 뒤 해당 센터는 A씨를 해고했다. A씨는 학부모들에게 "최근 전세 사기를 당해 기분이 좋지 않아 손찌검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다수의 장애 아동에게 폭행을 저지르는 등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해 지난 13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양벌규정에 따라 해당 언어센터 원장도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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