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부모와 탈북…친모가 생계 책임져
"화목하게 지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지난 설날 새벽 술에 취해 친어머니를 살해한 뒤 그 옆에서 태연하게 잠을 자던 3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10대 시절인 지난 2006년 부모와 함께 탈북해 20여년간 수도권 일대에서 거주한 탈북민으로, 어머니가 식당 일을 하며 홀로 생계를 책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연합뉴스는 경기 고양경찰서가 이날 존속살해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설날인 10일 오전 1시께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친어머니인 50대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10대 시절인 2006년 부모와 함께 탈북해 수도권 일대에서 20여년간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는 지병으로 돌아가셨고, 이후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마땅한 직업이 없었으며, 어머니가 식당 일을 하며 홀로 생활비를 벌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음주 사고를 일으켜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지난달 13일 출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이틀 전, A씨는 외출해 교도소 동기였던 C씨와 술을 마시고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 A씨는 C씨와 전화 통화하면서 범행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C씨가 직접 A씨의 집으로 가 현장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서 숨진 B씨와 옆에서 잠들어 있던 A씨를 발견하고 긴급 체포했다. A씨는 범행을 시인했지만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이틀 동안 소주 10병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어머니와 평소 화목하게 지냈는데 왜 살해했는지 모르겠다"며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 기간이 만료되고, 범행도 시인했기 때문에 A씨를 송치했다"며 "A씨의 주변인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를 밝힐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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