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수술 스케줄 조정
경기도 한 병원에서는 암수술 뒤로 밀려
대형 병원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으로 인해 수술이 밀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의료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오후 진료과별로 '수술 스케줄 조정'을 논의해달라고 내부에 공지했다. 이 병원은 긴급공지를 통해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평소 대비 약 50% 미만으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별로 수술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전달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수술 축소 및 환자 전원 계획 등을 논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세브란스 뿐 아니라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다른 대형병원들도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에 대비해 수술 일정 조정을 논의중이다.
긴급하게 수술이 필요한 암환자의 수술 일정이 연기된 곳도 나오고 있다.
경기북부 A병원과 환자 가족 등에 따르면 이 병원 B교수는 이날 오전 환자 C씨의 동의를 받아 20일로 예정됐던 수술을 연기했다.
폐암 4기인 C씨는 약 2년간 항암치료를 받다가 더 쓸 약이 없어 수술을 결정하고, 수술 하루 전인 19일 입원하기로 했다.
C씨는 이날 병원에서 채혈 등 수술 전 마지막 검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 교수와 C씨는 수술 당일 집단행동으로 전공의가 수술실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해 수술 날짜를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C씨의 아들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환자 생명으로 자기 밥그릇 챙긴다고 협박하는 게 의사가 할 짓인가요"라고 밝혀 많은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필수의료의 핵심인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하면서 '의료대란'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집계 결과 15일 24시 현재 7개 병원에서 전공의 154명이 사직서를 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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