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 28% 줄어 3억3200만달러
수입액은 7억6800만달러 8배로
국내 50억달러 넘겨 역대 최대
지난해 중국이 미국과 전기차 교역을 하면서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기차 생산·소비는 물론 수출까지 세계 1위로 꼽히는데, 유일하게 미국과의 교역에서만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중국 전기차 견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미 전기차 수출은 50억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16일 한국무역협회가 집계한 나라별 교역 현황을 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전기차 3억32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한 해 전보다 28% 줄었다. 반면 수입액은 7억6800만달러로 같은 기간 8배 이상 늘었다. 적자 규모는 4억3600만달러로 2020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은 과거 대미 전기차 교역에서 늘 수입이 더 많았으나 2021년, 2022년에는 수출을 더 많이 했다. 중국이 지난해 전기차를 해외에 사고팔면서 적자를 본 곳은 미국뿐이다.
미국이 중국의 전기차 ‘굴기’에 맞서 다방면으로 압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중국 기업의 지분율이 25%를 넘으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다. 이는 중국 기업과 연계된 전기차를 사지 말라, 중국 기업과 손잡고 전기차 사업을 하지 말라는 신호다.
반면 우리나라의 전기차 수출은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50억4700만달러어치로 한 해 전보다 84% 늘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전기차 수출액이 143억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해외에 판 한국산 전기차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미국은 2019년 우리나라 전기차 수출 1위국으로 올랐다가 이듬해와 2021년에는 밀려났었다. 그러다 2022년과 지난해 다시 전기차 최대 수출국이 됐다.
미국은 중국·유럽과 함께 세계 3대 완성차 시장으로 꼽힌다. 전기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장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적극적으로 보급 확대에 나서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특히 대당 단가가 비싼 대형차, 고가차 수요가 많아 글로벌 완성차 회사가 공략에 공을 들이는 시장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대응은 엇갈린다. 미국의 중국 견제 수위가 여전히 높은 만큼 중국 기업은 생산거점을 해외로 확장하는 식으로 대처한다. 테슬라와 전 세계 전기차 1위 자리를 경쟁하는 비야디(BYD)는 최근 멕시코에 전기차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멕시코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미국과 관세 없이 교역하는 데다 IRA에 따른 세액공제, 값싼 인건비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는 공장의 설비를 전환하는 한편 신규 공장도 짓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운영책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공장 가동시기를 당초보다 앞당긴 올 10월께로 잡았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생산하면 7500달러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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