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서 숨진 채 발견
法 "서울대, 노동자 유족에 8600만원 배상"
서울대가 직장 내 괴롭힘과 과로에 시달리다 숨진 청소노동자의 유족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60단독 박종택 부장판사는 숨진 청소노동자 이모 씨의 유족이 서울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지급액은 총 8600여만원이다.
앞서 이 씨는 지난 2021년 6월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파열이었다. 이 씨의 유족은 이 씨가 과로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당시 기숙사 안전관리팀장 A씨가 청소노동자들에게 정장 착용을 요구하고 필기시험을 치르게 한 것이 드러났다. 또한 유가족은 이 씨가 사망하기 전 12주 동안 휴일이 7일에 그쳤고, 가장 길게는 17일간 연속 근무를 한 점을 들어 고강도의 청소 업무가 사망의 주된 원인이라고도 짚었다.
서울대 인권센터와 근로복지공단의 판단도 같았다. 인권센터 측은 자체 조사를 벌여 A씨의 행위가 직장 내 '갑질'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서울대 기숙사 징계위원회는 A씨에게 경징계인 '경고'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근로복지공단의 경우 이 씨의 노동환경을 고려해 육체적 강도가 높은 노동이라고 보아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이에 유족 측은 지난 2022년 6월 학교가 관리를 소홀히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대 측은 판결 내용을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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