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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라며 돈 요구…로맨스 스캠으로 날린 돈 55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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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접수 로맨스 스캠, 지난해 126건
피해액 17배 증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성에게 접근한 뒤 돈을 뜯어내는 일명 ‘로맨스 스캠’이 늘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로맨스 스캠은 SNS(소셜미디어) 프로필에 직업과 외모 등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잠재적 피해자와 대화하면서 신뢰감과 라포(친밀감)를 형성한 뒤 돈을 편취하는 범죄다.


지난해 국가정보원 111센터에 접수된 로맨스 스캠 신고 건수는 126건으로 2020년 37건과 비교해 약 3.4배 증가했다. 피해액은 55억1200만원을 기록하면서 2020년(3억2000만원)보다 약 17배나 급증했다.


'사랑해'라며 돈 요구…로맨스 스캠으로 날린 돈 55억원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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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연합뉴스 등을 종합하면, 경남 김해에 사는 A씨도 자신을 100억대 자산을 가진 외국 항공사 기장이라고 속인 50대 B씨에게 홀린 듯 범행에 속아 넘어갔다. B씨는 해외 발신 번호로 A씨에게 연락하거나 국내 공항에 나타나 A씨를 만나며 자기 신분을 철저히 속였다. 해외에 있는 돈을 A씨에게 주겠다며 해외 은행에서 발송한 것처럼 조작된 ‘자금 이체 예정’이라는 영문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문제는 A씨가 받은 번호는 모두 국제번호로 전화나 문자가 가도록 하는 전화번호 변작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것이었다.


이를 믿은 A씨는 약 4억원을 사기당했다. 이후 B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A씨를 포함해 총 4명에게서 9억7000만원을 받아 챙겼다가 최근 창원지법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사랑해'라며 돈 요구…로맨스 스캠으로 날린 돈 55억원 로맨스 스캠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7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집주인이 여행으로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로맨스 스캠 피해자에 의해 현관 도어락이 바뀌는 사건도 있었다. 당시 도어락을 교체했던 여성은 “로맨스 스캠을 당했고, 외국인 남자친구가 같이 살 집이라고 해서 도어락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로맨스 스캠 피해자 모임 카페에는 몇백만 원대부터 많게는 몇억 원의 피해를 본 이들이 자신의 피해를 호소했다. 경찰은 최근 로맨스 스캠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상화폐에 투자를 유도하거나 특정 인물을 합성한 딥페이크를 활용해 영상통화를 하며 상대를 속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을 두고 있지만, 범죄 일당 대부분이 외국에 서버를 둔 터라 특정할 수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당연히 피해 금액을 환수하기도 쉽지 않다. 최치훈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금전을 요구할 때는 범죄를 의심하는 습관을 들이고 상대방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들을 재확인하는 등의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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