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24곳 심사 발표…현역 7명 단수공천
이재명, 노웅래 등 '비위 컷오프' 논의 관측
친명 위한 비명 솎아내기…컷오프 통보 변수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밑그림이 그려지면서 '물갈이'에 대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드러낸 쇄신 의지가 친명계를 비켜가면서 '의도적인 솎아내기'라는 반발도 나온다. 이르면 이번 주말 통보될 컷오프 명단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선거구 24곳에 대한 3차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단수공천 지역구는 10곳, 경선 지역구는 14곳이다. 현역 중에서는 홍익표 원내대표(서울 서초을), 고민정 최고위원(서울 광진을), '범 친명'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 비명계로 분류되면서도 '이재명 체제'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송기헌 의원(강원 원주을) 등 7명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이날 심사 결과를 보면, '험지'로 분류되는 영남권에선 기존에 지역구를 관리해온 후보자를 단수로 밀어주는 흐름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수도권·광주 지역에선 대체로 경선이 결정됐다. 경기 김포갑에선 현역 김주영 의원과 송지원 경기도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이 경선을 치른다. 송 부위원장은 '친명 핵심'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정 수석이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광주 광산을에선 친명계 현역 민형배 의원과 정재혁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맞붙는다.
단수공천 지역을 먼저 발표했던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민감하지 않은' 경선 지역들을 위주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공관위 관계자는 "단수공천은 원외 인사부터 먼저 발표하고 현역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늦추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외 인사들에 대해 선거운동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표면적 명분이다.
공관위는 설 연휴 직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현역 평가 하위 20% 대상자에 대한 통보, 사실상의 '컷오프 통보'를 이르면 이번 주말까지 미뤄뒀다. 본격적인 공천 배제에 따른 갈등을 줄이기 위해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공천 작업의 전면에 나서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와 지도부는 전날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비위'가 있는 현역에 대한 컷오프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수수 의혹으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과 라임 금품수수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기동민 의원,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 등이 거론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은 이날 공관위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위 혐의가 있는 현역에 대한 컷오프가 논의됐느냐'고 묻는 말에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심야 비공개회의가 열렸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일부 와전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제가 참석하진 않았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 대표는 이미 '3선' 인재근 의원과 문학진·이종걸 전 의원 등을 상대로 직접 불출마를 권고했다. 특히 이런 내용이 알려진 전날 새벽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라며 '물갈이' 의지를 천명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 양보해야 하고, 장강의 물은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작 쇄신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 중 친명계는 사실상 전무하다. 이 대표의 교통정리가 비명계 인사들의 연쇄 이탈을 부르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배경이다. 불출마 압박을 받는 친문계 내지는 비명계가 컷오프 명단에 다수 포함될 경우 탈당 등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동교동계이자 비명계로 꼽히는 '5선' 설훈 의원의 개혁신당 합류가 예상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